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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돌2.0] “낭독은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죠”

강남도서관이 마련한

박일호 소장의 ‘청소년 인문 낭독 아카데미’

서울 서일중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낭독을 즐기는 독서방법 소개

박일호 인문낭독극연구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일중학교에서 열린 강의에서 낭독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상경제연구원




지난 8일 서울 서일중학교 도서반 학생들이 책을 한 권씩 들고 학교 도서관에 모였다. 낭독으로 폭넓게 독서를 즐기는 특별한 강의가 열렸기 때문이다. 강남도서관이 지역 청소년의 인문학 소양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박일호 인문낭독극연구소장이 강의를 맡았다.

박 소장은 지난달 두 차례 서일중학교 도서반 학생들을 만나 낭독의 중요성과 독서방법에 대한 강의를 했다. 이날은 세 번째 시간으로 ‘비블리오 배틀(Biblio Battle)’ 형식으로 강의가 진행됐다.

비블리오 배틀은 책을 뜻하는 라틴어 ‘비블리오’와 대결을 뜻하는 ‘배틀’의 합성어이다. 2007년 일본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독서 이벤트 중 하나이다. 배틀 방법은 간단하다. 참가자들은 각자 재미있게 읽은 책을 준비하고 제한 시간 5분 안에 책의 줄거리와 감상 등을 낭독의 형식으로 소개한다. 낭독을 모두 마치면 낭독자이면서 청중이었던 참가자들이 투표를 통해 가장 잘 한 사람을 뽑는다. 배틀 시작에 앞서 박 소장은 “내가 좋아하는 책을 다른 친구들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낭독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황순원의 ‘소나기’, 캐롤라인 알렉산더의 ‘인듀어런스’ 등 학생들이 고른 책과 이유는 다양했다. 2학년 정세린 양은 ‘2020년 남산문학아카데미 청소년 문학교실 문예작품집’에 실린 단편 소설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를 소개했다. “남산문학아카데미 문학 교실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고 밝힌 정 양은 “당시 참여 청소년들의 문학에 대한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 양은 “지금 소개하는 단편 소설에는 스릴과 반전의 매력이 있다”며 해당 책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한 후 책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낭독했다. 정 양의 낭독에 대해 박 소장은 “이 책을 고른 이유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좋았다”며 “특히 책 속의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연기하듯 감정을 담아 낭독해 듣는 사람들이 내용에 빠져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학생들이 낭독이 끝날 때마다 간단한 조언을 덧붙였다. “낭독할 때 문장의 마침표, 쉼표, 느낌표를 충분히 표현하라”, “청중들과 눈을 맞추며 낭독하면 자신의 이야기가 더 잘 전달된다”, “낭독은 목소리뿐 아니라 몸으로도 함께 해야 한다”, “내용에 맞는 적절한 몸짓과 손짓을 하면 청중들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등의 박 소장의 조언에 학생들은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박 소장은 “저마다 낭독하는 목소리와 모습이 다른데 이것이 낭독이 주는 재미”라며 “낭독은 장소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강남도서관이 마련한 박 소장의 ‘청소년 인문 낭독 아카데미’ 강좌는 ‘고인돌2.0(고전·인문아카데미2.0: 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의 프로그램의 하나로 개최됐다. ‘고인돌2.0’은 서울경제신문 부설 백상경제연구원과 서울시교육청 도서관 및 평생학습관이 2013년부터 함께한 인문학 교육 사업이다. 성인 중심의 인문학 강좌로 시작한 ‘고인돌’은 지난해부터 명칭을 ‘고인돌2.0’으로 바꾸고 서울 전역의 중·고등학교와 연계해 강연을 하고 있다. 역사와 건축, 경제, 과학,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총 56개 강좌로 구성된 올해 제9기 ‘고인돌2.0’은 특히 교과목과의 연계성을 높여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강의에 참여한 서일중 2학년 정세린 양은 “친구들과 함께 서로 좋아하는 책의 일부분을 낭독으로 들려주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친구들에 대해 새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3학년 김지호 군은 “실제로 낭독을 해 보니 목소리나 자세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낭독을 하며 책을 읽으니 이해가 쉽고 기억에 더 오래 남았다”고 말했다.

이미현 서일중 국어 교사는 “도서반 학생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낭독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배울 수 있어 의미 있는 강의였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인문학의 사고를 높이기 위한 고인돌 2.0 강좌는 3월부터 11월까지 모두 80여개 중·고등학교에서 실시된다. / 이효정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원 hj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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