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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BTS의 성공과 K노사관계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K브랜드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 K푸드의 위상을 보여주듯 미국 프로농구 NBA의 슈퍼스타 르브론 제임스가 CJ제일제당의 식품 브랜드 비비고를 유니폼에 새기고 코트를 누빈다. 넷플릭스에서는 K드라마의 인기가 화제다. 조선판 좀비물 ‘킹덤’이 큰 인기를 얻은 데 이어 ‘오징어게임’은 83개 국가에서 1위 콘텐츠에 등극했다. 출연진이 입은 의상과 ‘달고나’가 불티나게 팔릴 정도다.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K시네마, 화장품으로 상징되는 K뷰티도 빼놓을 수 없다.

수많은 K브랜드 가운데 최고봉은 역시 K팝이다. 보아·슈퍼주니어·소녀시대와 같은 가수들이 K팝의 성장을 이끌었고 지금은 BTS가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2020년 발매된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빌보드 핫100에서 3주 연속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발매된 버터(Butter)는 9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뮤직어워드에서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24시간 내 최다 시청 유튜브 뮤직비디오’ 등 23개의 기네스 기록을 보유하며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BTS의 성공 요인을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다. 7명 멤버의 출중한 외모와 춤·작사·작곡 능력, 유엔총회에서 연설할 정도의 외국어 능력이 성공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가장 큰 성공 요인은 시대의 변화를 정확히 짚었다는 점이다. 우선 급속하게 확산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했다. BTS는 데뷔 전부터 트위터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했는데,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이니만큼 팬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다음으로 기존의 아이돌은 ‘신비주의’를 표방했지만 BTS는 ‘친근감’에 주력했다. 치밀한 기획하에 SNS를 활용하는 여느 아이돌과 달리 데뷔 초창기부터 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에 주력했다. 이런 친근감이 스타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알고 싶어 하는 팬들의 수요와 대중음악 시장의 변화 요구에 적중한 것으로 보인다. 한 해에 100여 개의 아이돌 그룹이 데뷔하지만 이 가운데 성공할 확률은 2% 미만이라고 한다. 안타깝지만 이들의 실패에는 시대 변화를 수용하지 못한 탓도 있을 것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아이돌뿐 아니라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고서는 기업·개인·사회·문화 무엇이든 뒤처질 수밖에 없다.

우리 노동법과 노사 관계는 어떤가. 노동법은 공장제 노동을 규율하기 위해 70여 년 전 만들어진 틀 그대로다. 노사 관계는 이념적·투쟁적 노동운동으로 말미암아 40년 가까이 대립 구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해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고 협력적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우는 주요 선진국과 대비된다.



지금이라도 낡은 노동법을 유연하게 고치고 대립적 노사 관계를 협력적으로 바꿔야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가 재도약할 수 있다. 우리 노사 관계에도 ‘K’ 수식어가 붙기를 기대해본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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