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3.2% 상승하며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7(2015년=100)로 전년동월대비 3.2% 올랐다. 이는 2012년 1월(3.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2년 2월(3.0%) 마지막으로 3%대를 나타냈다.
근 10년 만에 3%대 물가를 기록한 것은 국제유가 상승에다 지난해 통신비 지원 정책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맞물렸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이후 7개월 연속 2% 이상 물가상승률이다.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 올랐다. 2012년 2월(4.7%)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휘발유(26.5%)·경유(30.7%) 등 석유류 물가가 27.3% 올라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는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 폭이다. 자동차용 LPG 또한 27.2% 상승했다. 농축수산물은 배추(-44.6%), 파(-36.6%) 등 채소류 가격이 17.4% 내렸지만 돼지고기(12.2%), 수입소고기(17.7%) 등 축산물 가격은 13.3% 올랐다. 달걀값은 전년 동월 대비 33.4% 올라 상승 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 수준을 보였다.
집세(1.8%) 또한 상승 폭 확대가 이어졌다. 전세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2017년 11월(2.6%)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고 월세는 0.9% 올랐다.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효과 또한 반영돼 전기·수도·가스 물가는 1.1% 올랐다.
소비자들이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물가지수 또한 4.6% 상승, 2011년 8월(5.2%) 이후 가장 높았다. 생활물가지수는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구입 빈도 및 지출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으로 작성된 지수를 뜻한다.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 오름세가 지속됐다”며 “이런 지난해 10월에 통신비 지원기저효과로 공공서비스 가격이 오름세가 많이 확대되면서 3%대 상승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