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직원의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각종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은행원이 영업점 경험에 디지털을 접목해 직접 개발한 업무 프로그램을 본점 차원에서 정식 출시한 것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마이데이터의 정식 출시를 준비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 빅테크·인터넷은행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 직원이 개발한 ‘상담 도우미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서울 방학동 지점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평소 자주 사용하는 업무를 간소화하기 위해 프로그램 코드를 설계해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해당 직원이 지난 2018년 처음 개발해 주변 은행원들만 사용하던 것을 최근 본점에서 정교화해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키워드 입력’만으로 은행원이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령 기존에는 사업자의 휴·폐업 상태를 조회할 때 홈택스에 접속해 휴·폐업조회 메뉴에 들어가 사업자번호를 입력해 인쇄한 뒤 대출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이 프로그램에 사업자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휴·폐업 상태를 조회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은행원의 업무 절차를 50% 이상 간소화시키는 효과를 가진다.
우리은행은 공모전 등 인센티브 없이 직원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아이디어를 내 정식 채택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최근 은행 내 전사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해온 점이 직원들의 디지털 인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올해 경영 키워드를 ‘디지털 혁신과 채널 혁신’으로 정하고 조직 내부 문화 등까지 디지털화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오는 12월 본격 시행을 앞둔 마이데이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보안원의 최종 규격 기준 기능 적합성 심사를 통과한 우리은행은 11월 한 달간 데이터에 기반을 둔 테스트를 진행한다. 우리은행은 내 정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안성, ‘우리WON뱅킹’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 소비 가이드, 일상 속 편의를 제공하는 서비스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유용성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측은 “상담 도우미 서비스와 같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도록 촉진하고자 한다”며 “고객을 중심으로 둔 디지털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과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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