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엘리트 관료의 산실에서 최근 수습 사무관들의 기피부서로 전락한 기획재정부에 오랜만에 낭보가 전해졌다. 국세청 소속 사무관이 기획재정부 세제실로 전입 신청을 해 와 정식 인사 발령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 사무관이 기재부로 넘어 온 것은 지난 2017년 1월 이후 약 4년 10개월 만이다.
올해 기재부를 지망한 수습사무관들이 늘어 경쟁률이 높아지는가 하면 내부 승진자도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인사 적체에 시달렸던 기재부 전반에 활기가 돈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정부 관계부처에 따르면 2015년 국세청에서 업무를 시작한 A사무관(행시 58회)은 최근 기재부로 전입을 신청했다. 현재 A사무관의 심사 등 전입 과정은 마친 상황이고 오는 11일 기재부로의 공식 발령이 날 예정이다. A사무관은 현재 기재부 세제실에 파견된 상태이며 업무 과정에서 세정 전반을 넓게 보고 정책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 매료돼 기재부 전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고시 사무관의 전입 신청에 기재부 내부에서는 고무되는 분위기다. 과거에도 기재부와 국세청 간 인사 교류는 꽤 있었지만 국세청에서 기재부로 순(純) 전입이 이뤄진 것은 지난 2017년 1월 이후 거의 5년 만이다. 한동안 재경직 수석이 국세청 또는 공정위행(行)을 택하면서 체면을 구겼지만 이번 A사무관의 전입 신청으로 기재부가 면을 세웠다는 평가다.
또한 지난해 비해 올해 기재부를 택한 신입사무관 수가 많아지면서 경쟁률 또한 전년대비 상승했다. 지난해 최종지원에서는 27명의 수습사무관을 뽑는데 46명이 지원해 1.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25명 TO에 55명이 지원, 경쟁률이 2.2대1로 상승했다. 시험 차석을 비롯한 고득점자 상당수가 기재부를 지원, 지난 1일부터 출근을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올해 기재부 내에서 고위공무원단 포함 역대 최다인 78명의 승진자가 나오면서 그간 악명 높던 기재부의 인사 적체가 조금은 해소되리라는 기대감 또한 더해지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도 부이사관 4명, 서기관 8명, 총 12명의 승진이 이뤄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대 이상의 승진 결과에 인사과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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