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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성장 못따라가는 코스피, 여전히 저평가…'G리스크' 해소는 과제"

[서경이 만난 사람]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원장

코스피 PER 약 10배…신흥국보다 낮아

경영권 상속 의지 강한 韓 지배구조 독특

소액주주도 '오너'…의사결정 통로 확대를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 /권욱 기자




뜨거웠던 주식시장의 열기가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국내 증시 분위기는 연초와 확실히 뒤바뀌었다. 기운이 소진된 증시는 지난 7월부터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높은 물가 상승률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코스피는 3,000선 언저리에서 불안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 고점인 3,300선은 한때의 추억이 되고 지수가 후진하는 것은 아닌지 투자자들은 심정이 복잡하다.

하지만 신진영 자본시장연구원장은 코스피가 여전히 저평가 국면이며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면서 앞날을 낙관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가 명목으로 매년 2~3% 성장하며 10년간 30% 안팎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코스피는 상승을 멈췄다”며 “재무지표로 봤을 때 국내 시장과 기업은 확실히 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 수준으로 선진국 평균(18.7배)은 물론 신흥국(12.7배)보다도 저렴하다. PER는 주가가 기업의 내재가치 대비 몇 배의 평가를 받느냐를 가늠하는 지표로 대체로 10배 이하는 저평가됐다고 판단된다. 지난해 3월 이후 양대 증시에서 53조 원을 넘게 순매도한 외국인의 ‘엑시트’에 대해서는 “한국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 그들의 자산 배분 관점에서 비중 축소가 이뤄진 것으로 보여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국내 증시로 더 많은 자금을 유인해 천장을 뚫는 데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KCGS) 원장을 지낸 그는 한국은 경영권 상속 의지가 글로벌 어떤 나라보다도 강해 독특한 지배구조(G) 시스템이 형성돼 있다고 꼬집으면서 현재와 같은 가족 경영 체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의견을 밝혔다.

신 원장은 “(워런 버핏의)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자녀들로 국가대표를 구성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말마따나 경영권 승계에는 재벌 후손들이 그들의 할아버지처럼 경영을 계속 잘할 수 있느냐는 심각한 이슈가 자리한다”며 “자본시장이 활성화돼야 (인수합병 등을 통해) 대주주와 경영진이 바뀌면서 기업이 존속하는 체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흔히 환경·사회·지배구조(ESG)라고 말하지만 사실상 G는 E와 S를 포괄하는 상위 개념”이라며 “G의 오류는 곧 기업의 의사 결정 체제가 잘못돼 있다는 것으로 비재무적 이슈를 포괄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주주총회를 분산 개최하고 전자의결권도 확대되고 있지만 소액주주 또한 기업의 주인이라는 개념이 한국 사회에 더욱 강하게 뿌리내려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신 원장은 “‘개인적으로 지배주주’를 ‘오너’로 칭하는 것을 별로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일반 주주도 기업의 ‘오너’이지 않은가"라며 “최근의 활발한 소액주주 운동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독 기능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며 개인 주주가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가 보다 다양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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