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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는 IPO를 할 수 있을까?[백주원의 리셀]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까지 기업공개(IPO) 대표 주관사 선정을 마치면서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국내 주요 e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IPO 레이스가 드디어 시작했습니다. 오아시스마켓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SSG닷컴이 미래에셋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모건 스탠리, JP모건을 주관사로 선정한 데 이어 지난달 29일 컬리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공동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죠. 하지만 마켓컬리는 주관사 선정까지 꽤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통상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들은 서로 주관사를 겹치지 않게 선정하는데 오아시스마켓과 같은 증권사(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를 주관사로 선정한 것만 봐도 얼마나 어려웠을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오아시스마켓은 일찌감치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고, SSG닷컴은 증권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왜 마켓컬리만 인기를 얻지 못한 걸까요?

‘새벽배송+α’가 필요해


답은 새벽배송만으로는 미래 성장성을 더 이상 담보할 수 없게 된 환경적 변화에 있습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새벽배송은 주요 장보기 방식으로 주목받으며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고 지난 1일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죠. 이마트가 지난달 말 대규모 할인 행사 ‘쓱데이’를 열고 한우를 반값에 판매하자 이틀간 한우만 70억 원 어치 판매된 것만 봐도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번 경험한 온라인 소비 패턴을 다시 이전으로 되돌릴 순 없겠지만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또 다시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제기되죠.

경기도 고양시의 한 이마트 점포에서 대규모 할인 행사 '쓱데이'를 찾은 고객들이 계산대 줄을 기다리고 있다./백주원 기자


앞으로는 새벽배송 외에 무엇이 있는지, 위드 코로나 시대에는 어떤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새벽배송+α’가 필요하게 된 겁니다. 비식품으로 상품은 다양해지고 있지만 서비스 측면에서는 아직 새벽배송이 전부인 마켓컬리가 SSG닷컴이나 오아이스마켓에 비해 그 ‘α’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마켓컬리와 비교할 때 사실 SSG닷컴은 새벽배송 플랫폼이라고 정의 내리기 힘듭니다. 새벽배송의 서비스 비중이 작기 때문이죠. SSG닷컴의 현재 하루 배송 물량은 최대 14만 건인데 이 중 새벽배송으로 소화하는 물량은 2만5,000여 건에 불과합니다. 마켓컬리에 비해 지난해 성장률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모든 상품들을 취급하기 때문에 상품이 다양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올해 6월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 e커머스 플랫폼 합계 점유율 15%를 차지하며 네이버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오아시스마켓 본사 전경/사진 제공=오아시스마켓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다른 두 플랫폼에 비해 거래 규모가 훨씬 작긴 하지만 유일하게 흑자를 내며 ‘알짜 경영’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새벽배송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 확장에도 속도를 올리며 ‘위드코로나’ 시대에 맞춰 수요 대응에 나섰습니다. 올 들어 이미 8개 점포를 연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50개, 내년까지 100개로 점포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올해 7월에는 부릉 운영사 메쉬코리아와 손잡고 퀵커머스 서비스 론칭을 위한 합작회사 ‘브이’를 설립하고, 연내 서비스 진출까지 예고했죠.

전국 단위 물류센터는 기본?!




전국 단위의 물류 역량에서도 조금 아쉬운 상황입니다. 전국에 있는 이마트 점포를 리뉴얼해 PP센터(Picking & Packing)로 활용할 수 있는 SSG닷컴은 물류 역량을 빠르게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하루 3,000건 이상의 주문을 처리할 수 있는 대형 PPP센터를 5곳 운영 중인 가운데 SSG닷컴은 2025년까지 70여 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하루 14만 건 수준인 온라인 장보기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 건으로 늘릴 수 있습니다. 오아시스마켓도 관계사인 ‘실크로드’를 통해 경기도 의왕시에 성남 센터의 5배 규모의 신규 물류센터를 열었고, 내년에는 울산광역시에 영남권 배송을 위한 추가 물류센터를 오픈할 계획입니다.

마켓컬리의 김포 물류센터/사진 제공=컬리


반면 마켓컬리는 기존에 운영 중이던 장지 물류센터에 이어 올해 3월 김포 물류센터를 연 게 전부입니다. 올해 5월 충청권, 8월 대구광역시에서도 새벽배송을 시작했지만 CJ대한통운에 의존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또 연내 울산, 부산 등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 또한 김포 물류센터에서 상품을 보낸 후 CJ대한통운 등 현지 업체가 배송을 완료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입니다. 협력만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인지 마켓컬리도 뒤늦게나마 지난달 경상남도와 물류센터 신설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켓컬리는 건재한 모습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새벽배송을 서비스하는 업체별 이용률을 조사한 결과 마켓컬리 39.4%, 쿠팡 35.8%, SSG닷컴 16.4%, 오아시스마켓 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벽배송 서비스 창시자답게 마켓컬리의 시장 점유율은 1위이고, 지난 9월 기준 누적 가입자 수는 900만 명에 이릅니다. 지난해 거래액 1조 원에 이어 올해는 2조 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SSG닷컴, 마켓컬리, 오아시스마켓 3사는 내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추정하는 이들의 기업 가치는 SSG닷컴 10조 원, 마켓컬리 5조~7조 원, 오아시스마켓 1조 원 수준입니다. 과연 이들 모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백주원의 리셀(Resell)’은 시시각각 급변하는 유통 업계의 이야기를 알기 쉽게 쏙쏙 재정리해 보여드리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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