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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韓도 당분간 고물가…불확실성 커져 인플레 예측 어렵다"

[커지는 美 인플레 공포]

■ 전문가들과 경제동향 간담회

공급병목 단기간 내 해결 힘들고

위드코로나로 수요 요인 강해져

이달 금통위 기준금리 인상 유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제공=한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소비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높은 물가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회복 흐름과 함께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는 만큼 이달 25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해 대응할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공급 병목 리스크가 언제 해소될 수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이날 이 총재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거시경제 전문가들과 2년여 만에 가진 경제동향간담회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 영향과 함께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수요 측 물가 압력이 높아지면서 예상보다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석길 JP모건 본부장, 박종훈 SC제일은행 전무, 안동현 서울대 교수, 이건혁 신한금융지주 미래전략연구소장, 정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만수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차문중 삼성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석했다.

최근 물가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9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통신비 지원에 따른 기저 효과가 작용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2%대 중반 수준이다. 8월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물가 안정 목표보다 높은 2.1%로 예상했으나 이달 경제전망에서 한 단계 더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문제는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공급 측 요인이 언제 해소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백신 보급과 함께 단계적 일상 회복이 이뤄지면서 수요 측 요인마저 점차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미래를 내다보고 정책을 펴야 하는 중앙은행으로서 공통적으로 직면한 어려움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영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근 공급 병목이 전 세계적으로 큰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 현상이 무한정 지속될 수는 없겠지만 글로벌 공급망 복잡성으로 언제쯤 해소될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플레이션이 과연 일시적일지 좀 더 지속될지 내다보기도 쉽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거시경제 전문가들도 공급 병목을 위험 요소로 꼽았다. 글로벌 공급망이 감염병 확산뿐 아니라 탄소 중립 추진, 주요국 간 갈등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어 공급 병목 현상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구조상 제조업 비중이 높고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깊숙이 연계돼 있어 공급망 차질의 영향을 크게 받게 되는 만큼 향후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공동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최근 세계 각국이 경제를 재개하고 우리나라도 방역 정책을 전환하면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은은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로 다소 낮았으나 남은 4분기에 1.04% 성장하면 연간 4.0%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재 역시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3분기 성장이 글로벌 공급 차질 영향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수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로의 방역 정책 전환에 힘입어 소비가 빠르게 개선되면서 경기가 당초 예상에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실제 카드 지출액과 같은 고빈도 지표를 보면 10월 중순 이후 숙박·음식 등 대면 서비스 소비 개선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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