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가 국채 금리 인상과 함께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 위험 자산 선호 심리 약화로 달러화가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상품들에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10일 기준으로 달러에 투자하는 금융 상품에 한 달 새 자금이 902억 원 유입됐다. 최근 3개월 동안 1,698억 원이 불어났으며, 연초 이후 1,073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달러는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확산돼 국채 금리 인상과 함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안전 자산인 달러 지수는 10일(현지 시간)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94.9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0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2%로 지난 9월(5.4%)보다 상승 폭을 확대했다. 상승률은 31년 만에 최고치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며 높아진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연준의 조기 긴축 가능성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환 NH선물 연구위원은 “최근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 급등세가 연출됐다”며 “고용추세지수가 10월 비농업 고용 지표와 연장돼 고용 개선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달러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출시된 달러에 투자하는 상품들에 자금 유입이 속속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미국달러단기채권액티브ETF’에는 한 달간 606억 원이 들어왔다. 이 상품은 만기 1년 이하 미국 국채에 주로 투자하고, 액티브 운용이 가능한 범위 안에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존슨앤드존슨 등 미국 달러 표시 투자 등급 회사채와 국내 기업이 발행한 달러 표시 채권인 KP에 투자한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21%로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3개월(2.58%), 6개월(5.84%) 등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달러화 ETF 시리즈도 인기다. 키움운용은 2011년 2월 업계 최초로 달러 선물 ETF를 출시한 데 이어 달러 선물 인버스, 달러 선물 레버리지, 달러 선물 인버스레버리지 등을 확보했다. 투자자들은 이 시리즈를 활용해 달러의 방향대로 효과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 당분간 달러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에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에는 한 달 새 112억 원이 들어왔으며 1배를 추종하는 ‘KOSEF미국달러선물 ETF’에도 25억 원이 유입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 금리는 소비자물가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가팔라질 것으로 우려되며 급증했다”며 “NDF 원달러 환율은 달러 강세와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며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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