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 3,000선 사수에 외국인이 든든한 응원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한 달 동안 국내 증시를 1조 원 넘게 사들이면서 이들의 매수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지속적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지지부진한 종목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5.92포인트(0.53%) 하락한 2,997.33에 마감했다. 국내 증시가 이날 하락했지만 낙폭을 줄인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2,821억 원을 순매수하며 6,954억 원을 쏟아낸 기관의 매도 폭탄을 방어했다. 외국인은 최근 1개월(지난 22일 기준) 동안 국내 증시를 1조 626억 원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 매수 종목의 주가도 탄력을 받고 있다.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각각 5.20%, 7.17% 급등해 올 초 이후 주가 상승폭이 가장 컸다. 이날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서도 삼성전자는 0.53% 상승하며 7만 5,000원대로 올라섰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시장 수익률에 많은 영향을 주는 요인은 외국인”이라며 “전년 동기 대비 이익성장률(EPS) 이 높고 외국인 수급이 유입되는 종목에서 플러스 알파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보다 외국인의 러브콜에도 주가가 아직 덜 오른 종목의 수익률이 더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 투자 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삼성SDI(006400)(3.18%), 카카오(035720)(0.39%), 크래프톤(259960)(4.67%),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7.02%), 네이버(-0.1%) 등이 외국인 순매수 강도가 높음에도 최근 1개월 주가 상승률 (22일 종가 기준)이 5% 미만에 그쳤다. 삼성SDI는 투자 중인 원형전지가 소형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전동 공구와 마이크로모빌리티 등 영역을 크게 확장하면서 외국인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삼성SDI를 5,893억 원 사들였다. 규제 리스크로 몸살을 앓던 카카오도 높은 성장성과 내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기업공개(IPO) 모멘텀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니아(064550)(-16.05%), 스튜디오드래곤(253450)(-3.37%), 지씨셀(144510)(0.89%),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14.72%), 삼강엠앤티(100090) (-0.24%) 등이 외국인 매수세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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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공급난 우려가 계속되고 있지만 외국인 수급이 연속성을 가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이들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보고있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와 상당 부분 추세를 함께했다”며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12개월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16년 이후 평균 수준(10배)에 미달하는 저평가 구간에 있어 외국인 수급이 연속성을 가질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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