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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신규 임원 62%가 40대…구광모 ‘안정 속 혁신’ 택했다

■구광모號 세대 교체 가속

지주사 가볍게 바꿔 탄력적 지휘

주력계열사 CEO는 대부분 유임

임원 179명…여성도 두배로 늘어

조주완 사장




하범종 사장


김명규 사장


올해로 취임 4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5일 정기 인사를 통해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둔 2기 체제를 본격화했다. 그룹을 진두지휘하는 지주사 ㈜LG는 구 회장을 중심으로 젊고 가벼운 조직으로 탈바꿈해 민첩성을 높였고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대부분 유임시키며 안정을 꾀했다. 더욱 치열해지는 생존 경쟁에 대비해 구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고객 가치 경영’과 ‘미래 준비’를 위한 최적의 진용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트 권영수에 ‘전략통’ 권봉석=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LG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으며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권봉석 LG전자 CEO다. 권봉석 신임 부회장은 한 달 전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이동한 권영수 부회장의 뒤를 이어 구 회장과 호흡을 맞춰 그룹의 미래를 설계한다. 권봉석 부회장은 LG전자 CEO로서 오랜 기간 적자의 늪에 빠져 있던 스마트폰 사업을 정리하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생태계 확장과 전장 사업 강화로 지난 3분기 18조 원이 넘는 LG전자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LG는 내년 1월 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권봉석 부회장을 ㈜LG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차석용(LG생활건강)·권영수(LG에너지솔루션)·신학철(LG화학) 부회장을 포함해 LG 부회장은 1년 만에 다시 4명 체제가 됐다. 권봉석 부회장 선임으로 공석이 된 LG전자 CEO는 조주완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조 신임 사장은 재직 기간인 34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근무한 ‘해외통’이다. 시장과 고객에 대한 풍부한 이해와 디지털 전환 성과를 인정받았다.

㈜LG는 COO 산하에 미래 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할 경영전략부문과 지주회사 운영 전반, 경영 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수행할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하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홍범식 경영전략팀장(사장)이 경영전략부문장을, 하범종 재경팀장(CFO)이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부문장을 맡는다. ㈜LG는 이번 인사를 통해 부사장급 이상을 기존 9명에서 5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이고 평균 연령도 57세에서 54세로 낮아졌다. 특히 팀장급 이상은 51세로 세대교체를 통해 민첩한 조직으로 변신했다.



◇주요 CEO 유임…고객 가치·미래 준비 총력=그룹의 미래를 설계하는 지주사 조직은 젊고 가벼워졌지만 주요 계열사 CEO는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주력 계열사들의 실적이 대부분 양호했고 최근 공급망 불안과 포스트 코로나 등으로 시장 환경 급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노련한 CEO들의 연륜과 경험을 중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정과 동시에 기업의 본질인 고객 가치와 미래 먹거리 준비에 주력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LG전자는 고객만족(CS)경영센터를 고객가치혁신부문으로, 사업부 산하 고객경험혁신실도 고객경험혁신담당으로 각각 격상시켰다. 디자인경영센터 내 LSR실을 LSR연구소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실을 담당급으로 위상을 높인 것도 고객을 중점에 둔 개편이다. 최고전략책임자(CSO)부문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미래 준비를 가속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실을 M&A담당으로 격상했다.

◇임원인사 179명 최대…여성 두 배로=올해 임원 승진 규모는 179명으로 신규 임원만 132명(지난해 118명)에 달한다. 구광모 체제 들어 가장 큰 규모인데 ‘성과주의’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신규 임원 중 40대는 82명으로 62%를 차지해 세대교체 기조도 분명히 했다. 전체 임원 가운데 1970년대생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에서 올해 말 기준 52%로 절반을 넘어섰다. 최연소 임원은 올해 41세(1980년생·여)인 신정은 LG전자 상무로 차량용 5세대이동통신(5G) 텔레매틱스 선행 개발을 통한 신규 수주 기여 성과를 인정받아 발탁 승진됐다. LG의 한 관계자는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 가치’와 ‘미래 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했다”며 “상무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도 넓혔다”고 설명했다.

여성 인재 등용도 돋보인다. 올해 9명이 승진해 여성 임원이 55명으로 증가하며 구 회장 취임 첫해인 2018년(29명)보다 두 배로 늘었다.

LG는 올 한 해 LG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 온라인사업담당 전무로 데이비드 강 전 스페이스브랜드 글로벌마케팅 부사장 등 모두 28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해 지난해(22명)보다 외부 수혈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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