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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바이오&ICT
“기업 가치·비전 끊임없이 설득해야 생존…VC한테 30번 거절 당해도 버텨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

“아이들에게 우리 애니메이션 보여주고 싶어 창업”

투자 받기까지 VC 30번 만나…절실함·단단함 필요

청년들, 대기업 선호풍토 벗어나 벤처 도전 나서야

대학 등 사회, 자연스러운 창업 생태계 구축 급선무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오승현 기자






“창업할 때 기업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잘 설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 벤처캐피탈(VC)한테 30번가량 거절 당하며 자존심이 무너졌지만 버텼더니 결국 6년째 투자유치에 성공했지요.”

23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김탁훈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교수는 “제가 어릴 때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지만 지금 아이들은 우리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라게 해 주고 싶었다”며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2008년 창업한 그는 애니메이션 업체인 탁툰엔터프라이즈(학교 기술지주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이 40명 정도이고 방송국에 애니메이션을 납품하는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김 교수가 창업 이후 투자를 받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창업 6년째에 투자받기까지 고생이 많았다”며 “그 와중에도 누군가는 우리 아이템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술회했다. 그는 이어 학생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에게 “우리가 좀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며 “비전을 공유하면 누군가는 같이 좋아해줄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 교수는 “제가 창업할 때는 추심제가 있어 변제 보증을 서야 했다. 오래전 신용보증기금에서 받은 것을 지금도 갚아야 한다”며 “하지만 요즘은 지원금을 이상한 데만 안 쓰면 설령 망하더라도 ‘죄송합니다’만 하면 된다. 용기를 갖고 도전했으면 한다”고 힘줘 말했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왼쪽 두번재부터) 김탁훈 중앙대 교수(탁툰엔터프라이즈 대표), 이찬규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신현국 지오엘리먼트 회장,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홍창권 중앙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 고중혁 중앙대 산학협력단장, (한 명 건너뛰고) 박한수 광주과기원(GIST)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 등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의 주요 참석자들이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한수 광주과기원(GIST)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투자 업계도 예전과 달리 훨씬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며 “제가 2015년 창업하고 투자를 처음 받으려고 했을 때는 30군데 정도 VC를 만나러 다녔다. 그게 확장의 시작점이다. 네트워킹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교수들은 VC한테 한 번 거절당하면 안 한다. 아무리 맷집이 좋아도 3번 정도 거절 당하면 안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크 주커버그의 창업 스토리를 적나라하게 다룬 ‘소셜 네트워크’라는 영화와 VC의 환경을 반영한 ‘스타트업’이라는 드라마를 볼 것을 권유했다.

이 자리에서는 스타트업 대표들이 대거 참석해 인력관리와 창업 공간 확보의 애로를 호소하는 한편 지역과의 상생 의지도 나타냈다. 유튜브를 통해서도 질문이 쏟아졌다. 그 중에는 기업가 정신을 키워주는 커리큘럼이 필요하고 학교 내 창업 지원을 위한 전문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이찬수 원펫 대표는 “재학생 창업자인데 사업 공간 문제와 인력 구성,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애로가 있다”고 호소했다. 박준호 유니움 대표는 “친구들이랑 창업을 했는데 자꾸 이탈자가 생겨 애로”라며 인력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효훈 카비랩 대표는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친구들과 창업했는데 가장 어려운 문제는 인력 수급 문제”라며 “대학생들의 스타트업 취업 기피 현상이 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학교에서 인턴십 프로그램도 진행 하지만 학생들이 창업뿐 아니라 스타트업으로도 많이 가 경험을 쌓을 있도록 유도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고경표 리메이크 대표는 “지금 학교 공간에 입주해 있고 캠퍼스타운에서도 활동하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다”며 “다만 학생들이 창업팀이랑 대화하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드론을 활용한 홍보영상 제작과 소스 공유 플랫폼 개발사인 KDS의 강재훈 대표는 “휴학 중 창업해 지금은 졸업했지만 학교에서 동아리실을 지원 받고 현재도 동작역 캠퍼스타운에 입주해 있다”며 “학교가 조금 더 지역사회와 연계해 주민들과 도움을 주고 받고 상생 했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신현국 지오엘리먼트 회장은 “벤처, 중소기업에서 인재를 구하는 것이 어렵다. 대부분의 인재들이 대기업을 가고자 한다. 시집, 장가를 가야 되니까 그렇다”며 “인재들이 중소·벤처기업을 택하게 있도록 가치를 제공해 주면 된다. 꿈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중소·벤처기업이 대기업에 준해 봉급을 주기는 어렵다”며 “우리가 분수에 맞는 눈높이를 가질 필요도 있다”고 했다.

박한수 광주과기원 교수 겸 지놈앤컴퍼니 대표는 “인재 수급 문제는 최근 글로벌 기업 회장과도 같이 고민을 나눌 정도로 국내외 기업 모두가 풀어야 할 숙제”라며 “저희도 처음에 메이저 VC에서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뒤 MBA(경영학 석사) 출신의 괜찮은 전문가를 영입하려고 30명가량이나 인터뷰를 했는데 한 명도 구하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그 중 대기업에 다니던 한 명은 ‘부모님이 이런데 가지 말래요’라는 속내를 털어 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런데 회사가 시리즈 B 투자 유치를 하고 시리즈 C 투자 유치 단계가 되자 대기업에서 이사급들이 지원을 해왔다고 했다. 그는 “창업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주변 인맥을 총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학교는 노무관리나 특허관리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평소 융합에 관심이 많았던 것이 사업화까지 가능하게 하는 밑거름이 됐다며 융합과 네트워킹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상규 중앙대 총장은 “지금까지 지원한 창업팀이 한 100여 개 정도이고 캠퍼스타운 사업에서 관리하는 티도 현재 40팀가량”이라며 “창업 공간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산학협력단과 캠퍼스타운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원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찬규 중앙대 인문학콘텐츠 연구소장은 한 학생 창업자가 교육과 창업의 병행에 관한 어려움을 호소하자 “교육과 연구와 창업을 하나의 묶음으로 가져갈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좀 마련하는 게 과제”라고 맞장구를 쳤다.

박상규 총장은 “창업이 어느 정도 성공할 때까지 학업 기간 연장 등의 지원을 할 수 있다”며 “특히 대학 커리큘럼에서 기업가 정신을 키우고 산학협력 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신현국 지오엘리먼트 회장, 박한수 지눔앤컴퍼니 대표, 이찬규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온·오프라인 참석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있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상규 중앙대학교 총장,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이 23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중앙대편에서 기업가 정신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는 창업에 자연스럽게 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와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박희재 서울대 AI밸리추진단장은 “창업할 때 기술과 특허, 금융, 사람, 마케팅이 중요하다”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데 그것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학이 스타트업에 대해 창업 지원이나 컨설팅뿐 아니라 한 단계 더 나아가 학교 기술을 지원해 주거나 주주로서 참여하고 창업과 관련된 허들을 낮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민우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과거 미국 대학교를 가보니까 절반 이상이 다 창업을 하려고 하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 했었다”며 “지금은 대기업에서 젊은이들을 많이 채용하지 않아 SKY를 나와도 대기업에 취업을 못하는 게 현실이 되고 있다. 창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업은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인데 문제를 해결하려는 절실함이 바로 기업가 정신”이라며 “창업이 일상화될 수 있는 분위기를 위해 창업 공간이나 투자금을 쉽게 마련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현국 지오엘리먼트 회장은 “요즘 대학에서 한 학기에 한 강좌 정도 1~2학점은 기업인들이 와서 강의를 하는 과목들이 있는데 그냥 듣는 정도의 의미를 갖는 데 불과한 것도 있다”며 “교수가 기업에서 근무하다가 돌아오고 기업인이 교수가 되기도 하는 개방적 문화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그는 창업 분위기를 강조하며 과거 미국 유학 중 지도 교수 한 명이 IBM 출신이라 그 영향을 상당히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재현 중앙대 산학협력진흥원장은 “지금은 국내 대학 연구자들이 국제 저널지에도 논문을 잘 내고 있다”며 “기업가 정신을 잘 고취하면 창업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대학에서 연구비 수주 또는 창업 과정에서 약간 사고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일이 터질 때마다 전체적으로 약간 매도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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