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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 칼 빼든 신동빈…롯데쇼핑·호텔 수장 '외부 수혈'

[신상필벌 강화…순혈주의 버린 롯데]

'놀부' 출신 안세진, 호텔사업군 총괄대표로 기용

컬처웍스·멤버스·DT전략부문장도 외부 인재로

'호실적' 화학BU장 김교현·지주 이동우는 승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말 임원 인사에서 유통·호텔 사업부를 대대적으로 수술할 외부 전문가를 기용했다.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이기는 하지만 유통 부문의 e커머스 대응 실패와 호텔 부문의 만성 적자는 지난 수년간 혁신 부재에 따른 구조적인 원인이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인사는 화학과 함께 그룹의 두 축 중 하나인 유통이 부진의 늪에 빠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신 회장이 특단의 인사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롯데의 새 수장들이 속도감 있는 경영 혁신과 변화에 속도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단행한 임원 인사에서 김상현 전 홈플러스 사장을 유통군 총괄대표이자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했다. 또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호텔 사업군의 총괄대표로 기용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 P&G 신규사업 부사장을 거치는 등 30년간 P&G에 몸담았다. 이후 국내에서 홈플러스 부회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는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거친 글로벌 유통 전문가다. DFI는 홍콩·싱가포르 등 아시아 지역에 대형마트·편의점 등 1만여 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유통 회사다. 롯데그룹은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e커머스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유통 사업에 혁신과 변화를 가져올 인물”이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호텔군 수장에 내정된 안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 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이외에도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전 CGV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롯데그룹 내에서도 이번 인사에 대해 파격적이다 못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계열사의 한 임원은 “규모가 작은 계열사의 경우 외부 인사가 간간이 임명되기는 했지만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호텔에 정통 롯데맨이 아닌 인물이 선임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라며 “그만큼 최고경영층이 현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등판한 롯데의 새 수장들이 앞으로 변화와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유통 기업이지만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과감한 인수합병(M&A)이나 명품 특화 전략 등을 통해 코로나19와 e커머스 업체들의 공세를 이겨내고 있다. 글로벌 유통 시장의 전문가인 김 부회장도 롯데의 뒤처진 e커머스 부문에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M&A를 포함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안 사장의 경우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인 롯데호텔의 상장 작업을 맡을 적임자로 보고 기용한 것으로 재계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롯데지주의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해서는 롯데호텔의 상장이 필수적이지만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상장은 요원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과감한 사업 정리와 신사업 개발을 통한 호텔사업부의 수술이 예상된다.

다만 신 회장은 신상필벌의 원칙은 철저히 지켰다. 지난해 임원 숫자를 100여 명가량 줄이며 인적 쇄신을 단행했지만 올해는 성과주의 기조에 따라 승진 임원과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는 화학BU장 김교현 사장과 그룹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롯데지주 이동우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이번에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이번에 물러난다.

한편 롯데는 여성 및 외국인 임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조직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우순형 상무, 롯데정보통신 곽미경·강은교 상무, 롯데물산 손유경 상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심미향 상무, 롯데정밀화학 강경하 상무 등 총 6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배출됐다. 마크 피터스 LC USA 총괄공장장도 신규 임원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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