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그간 꺼내들지 않은 강력한 경제 조치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준비설’에서 시작된 러시아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간 갈등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린 나토 외교장관회의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 결정을 내린다면 단기간에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관련해 대결의 길로 간다면 우리는 과거에 피해 왔던 강력한 영향력이 있는 경제조치들을 포함해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 서방 진영 간의 긴장이 고조된 것은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러시아가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미국 정보당국이 이를 ‘침공 가능성’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 친러시아 대통령이 축출된 후 우크라이나는 서방 진영에 기울었고, 나토 가입 등을 시도하며 러시아의 반발을 샀다. 이번 갈등이 실제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이지만 양 진영 간의 말 싸움은 더욱 격화되는 분위기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진영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에 경고한 반면, 러시아는 이를 ‘철저한 모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는 되려 서방 진영이 러시아에 군사적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나토의 추가적 동진(東進)을 막을 법적 보장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과의 대화에서 나토의 추가적 동진과 러시아 접경 지역으로의 위협 무기 배치 등을 금지하는 구체적 합의 도출을 고수할 것"이라면서, 서방 진영에 이와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오는 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의도를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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