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미래에 지속해서 생존하려면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기업 벤처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업의 평균수명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디지털 전환에 특화된 스타트업에서 혁신 동력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일 발표한 ‘기업 벤처링 트렌드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수명이 1958년 기준 61년에서 오는 2027년에는 12년 수준으로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측돼 기업의 혁신 동력 발굴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의 생존을 위협받는 배경 중 하나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DX)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기존 기업이 이런 DX 흐름을 따라잡지 못하고 뒤처져서다. 반대로 태생부터 디지털 DNA를 보유한 스타트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존 기업으로서는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기업 벤처링이 일종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기업 벤처링 수단은 여러 가지로 나뉜다. 기업이 제시하는 특정 문제에 대해 스타트업이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시하고, 경쟁을 거쳐 우승한 스타트업에 기업이 혜택을 주는 경진대회와 같은 '스타트업 행사'를 개최하거나 기업이 초기 스타트업의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함으로써 고객이 되는 '벤처 고객' 방식, 기업형 벤처 빌더·인큐베이터·액셀러레이터 등 전문 기관을 활용해 기업의 신사업 개발에 적합한 스타트업을 직접 육성하는 방법 등이 있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스타트업 인수합병 등 투자나 인수 또는 합병을 통해 지분이나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도 있다. 이 가운데 CVC 활용 투자는 자체 연구·개발(R&D)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크게 활성화되는 분위기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국내 대기업 집단이 보유한 CVC의 지난 1~9월 투자집행액은 7,765억원으로, 올해 최초로 연간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뒀다.
전 세계 CVC 활용 스타트업 투자액도 지난 6월 기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787억달러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성공적인 기업 벤처링을 위해서는 장기적 시각에서 명확한 목표와 의제를 설정하고 스타트업의 관점을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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