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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오징어게임은 창의성과 배려로 만들어졌다

조봉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





요즘 스포츠 예능이 인기다. 특히 골프 예능이 많이 나온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는 골프는 재미 요소가 강조된다. 그러다 보니 다소 과장되게 골프가 소개된다. 끊임없는 대화 소리, 흥미를 위한 신경전 등 골프에서 강조하는 상대를 위한 매너는 뒤로 밀린 듯하다. 물론 방송은 시청률이 우선이다. 재미있지만 가끔 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같은 스포츠 예능에서 질서와 남에 대한 배려가 더 고려됐으면 한다. 재미만 강조되는 프로그램을 보고 시청자들은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 같다. 매너와 배려는 처음부터 익히는 것이 중요하고 나중에 수정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든다.

기차 여행은 설렘을 준다. 출장길에서도 차창 밖 풍광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하얗게 내린 서리, 들녘의 볏짚 건초 더미, 한가로운 농촌 마을이 이어진다. 월동 푸른 새싹도 생기를 준다. 그래서 기차표를 예매하면 가급적 창가 자리를 고른다. 가끔씩 이른 시간 앞자리 승객은 좌석에 앉자마자 내 자리까지 커튼을 내리고 잠을 청한다. 앞뒤 양해도 없이 말이다. 나 또한 그 커튼에 대해 절반의 권리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의 자유는 다른 사람이 고려돼야 한다. 사회 질서를 존중하고 남을 배려해야 나도 존중받을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과거와 비교해서 개인의 가치를 더 많이 강조하는 것 같다. 최근 재택근무, 비대면 경제 등 여건들이 이를 가속화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가 건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철학이 중요하다. 사회질서, 남에 대한 배려도 그러한 가치의 하나다.

우리 사회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에 대한 중요성이 시간이 갈수록 더 강조될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 ‘BTS’ 같은 눈부신 성과가 있었다. 한편 질서와 창의성은 대립되는 단어가 아니다. 창의성을 줄이면 질서가 깨지는 것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도 창의성을 기반으로 제작진과 배우 사이의 정교한 질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결국 두 요소의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한다.

공교육 공간에서 사회성 교육, 가정에서 밥상머리 교육은 점점 멀게 느껴진다. ‘사회 일원으로서의 조화로움 체득’은 가정·학교·사회 모두가 신경 써야 할 과제다. 반면 모두의 과제다 보니 서로에게 미루는 과제가 된 듯하다. 사회 변화는 진동 폭이 작아야 그만큼 부작용도 작다. 앞선 조그만 사례를 확대해석했는지 모르겠지만 모든 것의 출발은 사소함에서 시작한다. 원론보다 각론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타인에 대한 조그마한 배려가 큰 나비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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