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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뉴욕에 첫 글로벌 캠퍼스…'나스닥 흔들' 인재 키운다

■KAIST '글로벌 쌍둥이 전략' 첫발

이광형 총장 '리더육성' 굳은 의지

교포 배희남 회장 '부지제공' 지원

3년뒤 기업가형 캠퍼스 문 열기로

"큰 물에서 글로벌 리더 꿈 펼쳐라"

학생·교수에 연구·창업 기회 제공

이광형(왼쪽) KAIST 총장과 배희남 미국 빅투자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뉴욕에서 KAIST 뉴욕 캠퍼스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KAIST




올해 개교 50주년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이르면 3년 뒤 뉴욕에 기업가형 글로벌 캠퍼스를 열기로 했다. 교육과 연구, 창업 활동에서 기업가 정신을 갖고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독려할 방침이다. KAIST는 이를 ‘글로벌 쌍둥이 전략(Global Twin Strategy)’으로 표현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12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KAIST 구성원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나 하버드대 쪽보다 모자란 것은 실력이나 재능이 아니라 ‘꿈의 크기’가 작고 상상력이 부족해서다. 꿈을 키우기 위해 넓은 세상과 함께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KAIST가 강점을 가진 분야부터 시작해 7~8개의 대학원 과정을 개설할 것”이라며 “캠퍼스는 3년 뒤 문을 열되 완성까지는 10년가량 걸릴 것이다. KAIST 학생들은 수개월씩 뉴욕 캠퍼스에서 공부하게 될 것”이라고 비전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KAIST 학생들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줘 더 큰 꿈을 갖게 하고 글로벌 창업에 도전하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수들에게도 글로벌 공동 연구를 촉진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창업인들이 뉴욕에 진출해 성공하도록 육성하는 역할도 할 것”이라며 “최종 목표는 나스닥에 상장하게 하는 것”이라고 포부를 피력했다. KAIST는 나아가 미래에 실리콘밸리 캠퍼스도 열 계획이다.

이 총장은 지난달 초 서울경제가 주최한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AIST편에서 ‘아직도 (서울대와 KAIST 등) 한국의 교수 창업가 중 나스닥 상장 사례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세계 기술 흐름과 시장을 보고 창업을 해야 한다”며 학교가 글로벌 교두보·징검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의지를 보인 바 있다.

KAIST의 뉴욕 캠퍼스 부지와 건물은 부동산 사업으로 성공한 미국 교포인 배희남 빅투자그룹 회장이 제공하기로 했다. 배 회장은 “미국에 온 지 40년이 조금 넘었는데 몇 년 전 ‘글로벌 리더십 파운데이션’을 설립하고 리더 양성에 힘썼다”며 “한인들이 국내뿐 아닌 세계 속에서 경쟁하고 이끄는 리더로 성장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총장은 지난달 초 뉴욕에서 배 회장을 만나 뉴욕 캠퍼스 구축 방안을 협의한 데 이어 지난 9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AIST는 뉴욕 캠퍼스를 약 3만 3,000㎡(1만 평) 규모로 아담하게 구축하기로 했다. 부지를 정하면 토지와 건물 매입 절차에 1년가량, 보수 과정에 1~2년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총장은 “강의실·기숙사·식당 등의 시설을 구축하는 데도 적잖은 돈이 들어갈 것”이라며 “뜻있는 기업인들과 동문·리더들이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장은 조만간 KAIST 이사회와 구성원은 물론 정부와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그는 “학생·교수 모두 글로벌 시야에서 바라보도록 학교가 장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구촌의 관점에서 난제와 씨름하고 인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총장은 앞서 토크 콘서트에서 “대학의 기업가 정신 고취는 세계 흐름이다. 젊은 영혼의 가슴에 불을 질러야 한다”며 “세계 최초 연구를 하고 1랩 1창업도 필요하다. 교수가 직접 하거나 학생과 같이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대학의 기업가 정신 함양을 예로 들며 스탠퍼드대·UC버클리·MIT는 말할 것도 없고 연구 중심이던 하버드대조차 이제는 공대와 학교 인근 벤처밸리를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KAIST 측은 공학 분야 세계 경쟁력이 영국 대학 평가 기관인 QS의 엔지니어링&테크놀로지 분야 평가에서 올해 16위를 기록, 뉴욕에 있는 코넬대(36위), 컬럼비아대(47위), NYU(94위)를 앞섰다고 봤다. 따라서 뉴욕 캠퍼스에서 KAIST가 잘할 수 있는 분야, 미국 사회가 필요한 분야를 선정해 새로운 학과도 만들고 현지 학생도 선발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한다. 이 총장은 “우리 학생들과 현지 학생들이 같이 공부할 수 있는 캠퍼스를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학생들이 국내에서 주어진 환경과 사고방식에 안주해 성적에만 신경 쓰지는 않을지, 교수들이 세계 최초보다는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에 만족하지는 않을지 항상 우려해왔다”고 털어놓았다. KAIST가 세계 일류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융합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총장은 “도전 과정에서 실패도 자산으로 삼을 수 있도록 실패연구소를 만들어 도전 문화를 격려하겠다”고 했다.

이 총장은 정부에 대해 “대학은 세상을 바꾸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 괴짜의 놀이터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KAIST를 규제 샌드박스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 해외 진출도 지원해달라.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의 밑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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