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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협의대로 보유세 동결하려면…"재산세 절반 수준 낮춰야 가능"

■ ‘보유세 시뮬레이션’ 해보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 비율만 3년전 수준 낮추면

대치아이파크 내년 보유세 326만원 늘어 1,401만원

재산세 비율 60→30% 낮추고 종부세는 유지땐

잠실엘스 19만원 ↑…마래푸는 80만원 줄어들어





정부와 여당이 내년도 주택 보유세 부담을 올해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재산세를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낮춰야 종합부동산세를 포함한 보유세의 동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조사됐다. 공시가격 급등과 세율 인상으로 1주택자까지 올해 종부세 폭탄을 맞은 탓에 보유세 인상을 막으려면 재산세를 대폭 인하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21일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재산세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 60%에서 30%로 낮춰야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 수준(95%)으로 적용했을 때 서울 주요 아파트 단지에서 보유세 동결 효과가 나타났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과세표준을 위해 쓰이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재산세는 60%, 종부세는 지난 2019년 85%에서 매년 5%포인트씩 높여 적용한다.

우선 내년 서울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올해(19.91%)와 유사한 수준인 20% 상승한다고 전제하고 별도의 조정 작업을 하지 않으면 서울 주요 단지에서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은 40% 이상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할 만한 ‘보유세 폭탄’인 셈이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84㎡의 경우 올해 1,075만 원에서 내년 1,562만 원으로 45.2% 뛰고,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올해 701만 원에서 내년 1,010만 원으로 44.1% 증가하게 된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426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40.8% 늘어난다.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현행대로 유지하고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낮출 경우 보유세 부담 동결 효과는 사실상 나타나지 않았다. 마래푸 전용 84㎡의 경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2019년 수준(85%)으로 적용해도 내년 보유세는 576만 원으로 올해보다 여전히 150만 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를 지난해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더욱 낮출 경우 종부세 부담이 집중적으로 줄어들어 ‘부자 감세’ 논란에 휩싸일 여지도 크다.

이에 따라 여당이 재산세 감액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절반 수준인 30%로 낮출 경우 종부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적용해도 내년 보유세는 올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대치아이파크의 경우 1,170만 원으로 올해보다 95만 원 올랐으며, 잠실엘스는 720만 원으로 올해보다 19만 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마래푸의 경우 346만 원으로 올해보다 되레 80만 원 낮아졌다. 셀리몬을 운영하는 아티웰스의 이선구 대표는 “전체 보유세 부담을 낮추려면 결국 재산세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며 “이 경우 공시가격이 낮을수록 보유세 부담 경감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학계에서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절하는 방식이 당정이 논의하는 보유세 부담 경감 방안 중에서는 가장 현실적이고 부작용이 덜한 방식으로 보고 있다. 현재 당정은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 △세 부담 상한선 조정 △올해 공시가격을 내년에도 적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 중 올해 공시가격을 내년에도 적용하는 방안은 세법 개정 사항으로 진행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근 집값이 떨어진 세종시의 경우 71% 급등한 올해 공시가격을 적용받는 등 불평등한 지역이 발생하게 된다. 세 부담 상한선 조정 역시 많이 오른 지역일수록 혜택을 받는 구조다. 김우철 한국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과표를 전년 가격으로 한다는 생각은 전 세계 어디에도 전례가 없는 변칙적인 발상”이라며 “보유세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면 덜 오른 곳이나 더 오른 곳이나 공정하게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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