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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잭맨 성대 교수 "성공 강박증 빠진 韓 연구자, 최고수준 혁신 못해"

[2022 성장엔진을 다시 켜라-과학기술 대혁신]

■ 조슈아 잭맨 성대 교수

연구·기술사업화서 실패 회피 경향

교육환경·연구문화 근본 변화 필요





“한국 대학은 연구 성과가 좋아지고 큰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여전히 연구나 기술 사업화에서 지레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조슈아 잭맨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뛰어난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가 정신을 갖고 더 세계화하고 과감히 도전한다면 더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대학의 연구 문화와 교육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의 연구 환경은 양적 성과에 치중돼 있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사고가 있다”며 “하지만 과학은 종종 우리가 애초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발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 실패와 방향 전환이 자연스러운 현상인데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성공만을 염두에 두다 보니 최고 수준의 혁신에 도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이스라엘 등에서는 기업가 정신을 갖고 도전하는 문화·생태계가 형성돼 있어 한국 대학과 대조적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과 미국 모두 강한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한국이 연구 환경과 기업가 정신 측면에서 좀 더 보수적”이라며 “미국이나 이스라엘 연구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대부분 안전지대에서 위험을 회피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미국은 관점이 다양하고 새로운 것을 연구하는 데 비해 한국에서는 도전하기를 다소 주저하고 연구 폭도 좁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대학과 연구자들은 널리 유행하는 주제를 택해 높은 임팩트 팩터(연구가치평가지수)를 가진 저명한 학술지에 주력하고는 한다”며 “특정 주제에 너무 많은 자원이 집중되면서 근본적인 기초 이해보다는 응용 성과에 지나치게 치중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행을 좇아 재빠르게 연구 주제를 바꾸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주제에 걸쳐 기초과학과 응용과학의 균형을 튼튼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대학의 국제화 노력에 대해서는 나름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교육·연구 흐름에 맞춰 협력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높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교육·연구 측면에서 △공동 학위 프로그램을 포함한 해외 대학과의 연구·교육 협력 △영어를 포함한 대학원 교육의 질 향상 △양질의 외국인 교수 채용 문화와 행정 지원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함께 글로벌 융합 연구 △실질적인 방문교수 제도 운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기업과의 산학 협력 △글로벌 수준에 맞춘 TLO(기술이전 조직)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하이테크 기업 중에는 한국으로의 사업 확장에 관심이 있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누구를 고용해야 할지 몰라 진출하지 않는 경우도 봤다”며 “대학이 세계 무대에서 브랜드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처럼 한국 대학들이 외국인 교수들을 일시적으로 고용하거나 박사후연구원들을 해외 유수 연구소로 보내 좋은 논문을 쓰게 하는 정도로는 약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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