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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단가 1년 보상 유지해야…다음 감염병 대응 위해선 브릿지 병원 제안”

[K바이오 리더에게 듣는다] 김병근 평택 박애병원장

1호 민간 거점 전담병원 지정 1년

그만두자는 직원들 다독이며 계속

경영불안 덜어줘야 병상확보 속도

공공병원 처우개선·노하우 전수해

중환자 치료할 수있는 여력 확보

신속 대응위한 브릿지병원 필요





“앞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 병상이 남는다 하더라도 1년 정도는 병원에 충분히 보상해야 대유행(팬데믹) 상황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법안에 명시하거나 양해각서(MOU)를 맺는 것도 방법입니다.”

김병근(사진) 박애병원장은 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병상을 다 내놓은 거점 전담병원의 경우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지정기간이 끝날 때까지 안정적인 경영을 보장하겠다고 해야 병상 확보에 속도를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1월 시작했던 단계적 일상회복은 ‘잠시 멈춤’ 상태다.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대응 여력이 한계에 도달했고, 병상이 부족해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정부는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돌아가 의료체계부터 정비하기로 했다. 이달까지 6,900개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코로나19 환자만 치료하는 거점 전담병원도 모집하고 있다.

박애병원은 ‘1호’ 민간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이다. 2020년 12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환자들이 거리에서 죽어가자 병상 전체를 코로나19 환자를 위해 활용하겠다고 나섰다. 김 병원장은 “환자가 길에서 죽는다는데 의료인이자 병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면서 “사회·국민에게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특권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박애병원이 거점 전담병원이 된지 만 1년이 넘었다. 쉽지만은 않았다. 모든 병원들이 걱정하는 경영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병원을 종별로 나누고 각각 종별 평균 단가를 정해 이 단가를 기준으로 보상해주면서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코로나19 환자가 줄면서 정부 내에서 거점 전담병원에 나가는 보상비용이 너무 많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비용 절감안에 따라 개별 병원의 단가대로 보상해주는 방안으로 바뀌었고, 공교롭게도 병상 전체를 내놨던 거점 전담병원인 박애병원과 오송 베스티안병원의 병상단가가 처음보다 깎였다. 김 병원장은 “직원들이디 (거점 전담병원을)그만했으면 좋겠다고도 했지만, ‘우리 덕분에 살아난 환자가 많다’고 다독이며 계속해왔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병상 효율화 방안으로 내놓은 ‘중환자 20일 격리해제’ 방침도 병원들이 의사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김 병원장은 “한 명의 중환자를 20일간 치료한다고 감안했을 때 보상단가는 10배씩 20일이면 200배인데, 변경된 보상단가대로 하면 180배로 보상금이 오히려 줄었다”면서 “정부가 상황에 따라 방침을 바꾸면 병원들은 믿고 진행하기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어 “코로나19 중환자들은 바이러스가 사라졌다 해도 계속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들이 많은데 이들을 수용할 공간이 없다”며 “보호자들에게도 중환자를 퇴원·전원 시키겠다고 하면 누가 납득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병원들에게 안정적인 경영을 보장하고, 공공병원을 활용해 민간병원의 노하우를 배우게 하면 중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여력이 확보된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파견 의료진들은 높은 수당을 받고 있고 민간병원도 의료진들에게 위험수당을 줄 수 있는데, 공공병원은 마음대로 임금조정을 할 수 없어 격차가 발생했다”면서 “공공병원에서도 의료진의 급여를 보장할 수 있게 하고, 병원이 받는 보상을 의료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면 의료진 확충에 대한 우려는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환자이건 일반 환자이건, 환자를 보는 것은 의료진의 책무이자 권한”이라면서 “기꺼이 코로나19 환자들을 받아들이는 병원이나 의료진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병원장은 “우리는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2년 동안에도 감염병 대응체계에 대해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부가 다음 감염병 대응을 위해 권역별 감염병 센터를 구축하고 있으나, 제대로 가동될 때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같은 병원을 3~5년 동안 다리 역할을 하는 ‘브릿지 병원’으로 지정해, 전염병이 돌기 시작하면 며칠 안에 거점 전담병원으로 바꿀 수 있는 체제를 제안한다”면서 “브릿지 병원을 2, 3군데 지정해놓으면 다음 감염병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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