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값에 대한 수요자들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청약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묻지마 청약 광풍’ 대신 선호도가 떨어지는 지역의 경우 대거 미달이 발생하거나 1순위 마감이 되더라도 최저 및 최고 당첨 가점 차가 크게 벌어지는 널뛰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당첨자를 발표한 ‘힐스테이트 평택 더퍼스트’의 최고 당첨 가점이 5인 가족 기준 만점인 74점(84A타입)인 반면 최저는 15점(74A타입)에 불과했다. 평균 당첨 가점은 59타입(48.96점)이 가장 높았고 최저점이 나온 74A의 평균 가점은 26.71점으로 가장 낮았다.
그동안 수도권 청약 단지의 당첨 가점 최저점이 40점대 후반~50점대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같은 날 당첨자를 발표한 ‘힐스테이트 초월역 1BL’의 경우 최저 당첨 가점이 51점을 나타냈고 최고 가점은 7인 가족 기준 만점인 무려 84점이었다.
이에 대해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힐스테이트 평택 더퍼스트'는 평택 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데다 인근에서 고덕신도시 분양 및 사전청약 등이 계속 나오는 곳”이라면서 “대체재가 있는 경기도 의정부 등 외곽 지역에서 당첨 가점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의 경우 아예 청약 미달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분양 대금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대출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기축 시세가 흔들리는 지역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경북 경주 건천읍 ‘신경주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 B4·5블럭’은 지난해 12월 28~29일 1,479가구 모집 청약을 했지만 1,109가구가 미달되면서 8개 주택형 모두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했다. 대구 달서구 ‘감삼동 해링턴 플레이스 감삼 3차’ 역시 지난해 12월 14~16일 청약 결과 358가구 모집에 85명만 지원해 7개 주택형 전부 미달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 부족이 여전하고 청약 대기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서울 및 수도권 인기 지역의 청약 경쟁은 올해도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주선 홍익대학교 건축대학원 교수는 “서울 및 수도권의 공급 부족 때문에 분양가가 저렴하고 당장 목돈이 들지 않는 청약 시장은 올해도 치열할 것”이라며 “청약 과열에 따라 인기 지역 당첨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순위 청약통장 개수도 크게 늘며 잠재적인 청약 수요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0일 기준 전국의 1순위 청약통장은 1,456만 9,489개로 1년 전(1,340만 2,519개)에 비해 8.7%(116만 6,970개) 늘었다. 특히 수도권 증가율은 11.8%로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박 대표는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의 경우 기존 분양가보다 10% 이상 높은 단지는 청약 미계약 또는 미달 현상이 있을 수 있다”며 “청약 최고 가점과 최저 가점 간 양극화가 커지면 생애최초나 신혼특공 등을 노리는 저가점자들에게는 거주 지역에서 저렴한 분양가에 낮은 경쟁률로 당첨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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