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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생활
사놓고 입지 않는 옷, 다른 옷으로 바꿔 입어요[지구용 리포트]

지속가능 衣생활 표방 '21% 파티' 성황

단순한 낭비 넘어 환경오염 심한 의류

'굿윌 스토어' 등 중고 기부·판매 활발

지난해 10월 30일 서울 인왕산 초소책방에서 21% 파티가 열리고 있다.




파티의 규칙은 간단하다. 입지 않는 옷을 깨끗이 세탁해 챙긴다. 파티장 입구에서 옷에 담긴 사연을 적어 걸고 가져간 옷의 수만큼 쿠폰을 받는다. 쿠폰으로 다른 참가자들이 준비한 옷을 가질 수 있다. 옷마다 걸린 사연을 읽는 재미는 덤이다.

지속 가능한 의(衣)생활을 표방하는 ‘21% 파티’의 규칙이다. 새 옷을 사기보다 바꿔 입자는 취지로 파티를 기획한 ‘다시입다연구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놓고 입지 않는 옷의 비율은 21%나 됐다. 파티의 이름이 21%인 이유다. 21% 파티는 옷장 안에 모셔두기만 한 옷들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는 장이다.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심지어 약간의 규칙만 지키면 누구나 주최할 수 있어 전국에서 잇따라 열린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인왕산 초소책방에서, 11월에는 서울 가로수길의 친환경 신발 매장인 ‘올버즈’와 서울 새활용플라자 제로숲에서, 12월에는 인천 ‘청년별별학교’와 울산 제로웨이스트숍인 ‘지구맑음’, 대전 소통협력공간에서 각각 진행됐다. 한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이 뜻 깊은 사내 행사로 21% 파티를 열기도 했다.

‘안 입는 옷’의 문제는 단순한 낭비에 그치지 않는다.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되는 옷은 1,500억 벌로 20년 전보다 400%나 늘었다. 그런데 이 중 73%는 소각·매립된다. 합성섬유로 만든 옷은 땅속에서 썩어 없어지기까지 최장 200년이 걸린다. 의류 산업이 석유 산업 다음가는 ‘최대 오염 산업’인 이유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 중 의류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0%에 이른다.



칠레 아타카마사막 인근의 라물라 마을에 대량으로 버려진 옷들. 칠레는 매년 5만 9,000여 톤의 헌 옷을 수입하며 그 가운데 팔리지 않은 4만여 톤이 이곳에 버려진다. /AP연합뉴스


21% 파티 외에 중고 의류를 구입·기부·판매할 수 있는 곳도 적지 않다. 전국 ‘아름다운가게’ ‘굿윌스토어’ 매장은 접근성이 좋다. 택배로 옷을 보낼 수 있는 ‘옷캔’도 있다. 서울 성수동의 ‘밀리언아카이브’나 ‘마켓인유’, 부산의 ‘파운드 빈티지’나 ‘빈티지마켓’ 같은 오프라인 중고 의류점은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열린옷장’은 특히 면접용 정장 때문에 고민하는 청년들을 겨냥한 서비스다. 정장을 기증할 때 대여자를 위한 따뜻한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이밖에 경기도 남양주시는 금세 작아져 입지 못하는 어린이 의류를 나누는 ‘두 번째 옷장’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패션 업계가 움직이면 더 큰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리바이스와 파타고니아는 ‘덜 사고 오래 입으라’는 캠페인을 꾸준히 진행하며 무료 옷 수선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나이키 등 130여 개 패션 브랜드는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지난해 11월 공표했다. 자라·H&M 같은 패스트패션 브랜드들도 친환경 의류 라인을 신설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빨리 생산해 많이 파는 패스트패션의 특성상 ‘그린워싱(친환경인 것처럼 꾸미기)’일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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