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초부터 상승세를 지속하던 미국 뉴욕 증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10월 3일 2만 6951을 기록한 뒤 6거래일 만에 7.0%나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이 고조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이후 다우지수는 3거래일 만에 2.9% 반등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닥을 쳤다’ ‘일시적 반등이다’ 등 두 갈래 의견으로 분분했다.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다가 잠깐 반등하는 상황을 비유할 때 쓰이는 ‘데드캣 바운스(dead cat bounce)’ 적용 여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하지만 다우지수는 12월 24일까지 15.5%나 더 떨어졌다. 일시 회복 흐름에 속아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봤을 것이다.
데드캣 바운스라는 용어는 ‘죽은 고양이도 아주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튀어오른다’는 월가의 증시 격언에서 유래된 것이다. 1980년대 중반 말레이시아·싱가포르 주식시장이 폭락한 후 일시 반등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투자했다가 큰 손해를 보자 이 말이 인용됐다고 한다. 2020년 2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급락하던 주가가 3월 초 일시 반등했을 때도 이 용어가 쓰였다. 하락장의 일시 반등 함정을 뜻하는 ‘불트랩(Bull trap)’이라는 말과도 비슷하다. 상승장의 일시 하락 함정인 ‘베어트랩(Bear trap)’과 대비되는 말이다.
나스닥지수가 올 들어 1월 27일까지 14.6% 급락한 후 7.9% 반등했다가 그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를 두고 ‘상승세로 복귀할 것’ ‘데드캣 바운스’ 등의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최근 급락세는 코로나19 이후 예상 밖의 거센 인플레이션에 직면한 미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가속도를 내면서 나왔다. 일부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려 남미·아시아 금융위기를 초래한 ‘채권 대학살’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미국의 긴축발(發) 쓰나미를 막기 위해 서둘러 튼튼한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금융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하고 부실 기업 옥석 가리기와 국가·기업·가계의 부채 줄이기 노력을 가속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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