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낙동강 하구 유역을 ‘연중 자연 상태에 가까운 기수역’으로 조성하기로 발표한 가운데 부산시가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의 자연성을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해 ‘생태계의 보고’라고 불리는 기수역(汽水域)은 염분농도 0.5∼3% 상태로, 바닷물도 완전한 담수도 아닌 곳을 말한다.
10일 환경부와 부산시에 따르면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의결했다. 이번 의결에 따라 1987년 건설된 낙동강 하굿둑이 35년 만에 수시 개방된다. 부산에서는 수문개방이 사실상 상시개방으로 보고 환영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달의 인력으로 인해 바닷물의 수위가 높아지는 대조기(大潮期) 때 1개 수문을 바닥에서 50㎝ 정도 열어두게 되는데 이를 통해 바닷물과 강물이 상시로 만나기 때문이다. 이 때 강으로 올라간 일정한 양의 바닷물이 민물과 만나 기수역이 형성된다. 그동안은 대조기 때만 염분 침투를 막기 위해 닫아뒀다. 부산시는 이번달 중순부터 하굿둑 상류로 바닷물 유입을 시작해 연말까지 연중 자연상태에 가깝게 기수역을 조성할 계획이다.
낙동강 하구는 높은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을 지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자 기수생태계로서 생태적·경제적 가치가 크지만 1987년 하굿둑을 건설한 이후 출현 어종이 단순화되고 식생이 변화해 철새가 감소하는 등 문제점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와 부산시는 2017년부터 ‘낙동강 하굿둑 수문 시범개방’을 추진해 낙동강 하구 생태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범개방 결과, 염분 피해 없이 안정적인 용수공급과 함께 기수 생태계를 복원하는 기술과 요령을 확보하고 생태복원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와 함께 입장이 다른 지역 내 이해관계자들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의견을 수렴하고 시범개방 결과를 공유해 염분 피해 발생에 대한 우려도 완화하는 등 긴 과정을 거쳐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하굿둑 상류 기수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안정적으로 기수역을 조성하고 체계적인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며 이로 인한 변화 관측을 강화한다. 바닷물 유입기간은 4개월에서 매월 대조기로 확대하되 낙동강 하류지역 농·공·생활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굿둑 상류 15㎞ 이내로 기수역을 조성하며 수질과 생태 변화를 관찰한다.
염분이 하굿둑 상류 10~12㎞에 도달하면 바닷물 유입을 중단해 농업용수로 활용되는 서낙동강 유역에 염분 피해를 방지할 계획이다. 특히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의 자연성 회복을 위해 하굿둑 건설 이전의 생태계와 기후·여건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태복원을 추진하고 기수역 장기조성 영향과 생태복원 성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중장기 관측계획도 수립·이행할 계획이다.
바닷물 유입으로 인한 염분 피해도 방지한다. 하천·토양·지하수 염분변화에 대한 관측을 강화하고 결과를 공개해 관계기관·전문가·지역주민 등이 함께 평가·논의하며 향후 정책방향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중장기적으로 서낙동강 유역으로 염분 유입 차단과 안정적 용수공급을 위해 대저수문과 운하천 시설개선을 병행하는 한편 시설개선 이전에는 상류의 댐·보와 하굿둑의 연계운영을 통한 비상방류 체계를 구축·운영해 염분피해를 방지한다.
이 같은 예방대책에도 불구하고 염분 피해가 발생할 경우에는 관계기관 지원 하에 양수기·급수차 등을 활용한 농업용수가 비상공급되며 환경분쟁조정제도 등을 통한 피해구제도 검토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서낙동강 유역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선 관계기관 및 지역사회와 협의해 중장기 도시계획, 서낙동강 수계 하천정비사업 등을 종합 고려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천·하구·연안 간 통합관리 강화를 위해 관계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고 법·제도적 기반을 정비한다. 시는 환경부·해수부·수자원공사·농어촌공사 등과 협력을 강화해 기수생태계 복원사업이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박진석 부산시 물정책국장은 “그간의 시범개방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이 마련된 만큼 건강한 생태와 행복한 삶이 공존하는 낙동강 하구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며 “낙동강 하굿둑의 본래 기능인 안정적 용수공급을 유지하는 동시에 염분 피해 없이 기수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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