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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 32%·리튬 511% 폭등…치열해진 배터리 소재 쟁탈전 [뒷북비즈]

中·유럽 등 전기차 생산 확대에

원자재 공급, 수요 상승폭 못미쳐

美, 러시아 경제 제재 현실화 땐

니켈·알루미늄 등 공급 차질 우려

LG엔솔·SK온 등 수급 안정화 위해

장기계약·합작법인 등 적극 추진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안정적인 소재 수급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위기는 러시아로부터 광물 수입 제약 가능성을 부추기며 배터리 업체들의 긴장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이들 기업은 원자재 장기 공급계약과 지분 투자를 통해 수급 안정성을 높이는 가운데 화학 업계도 배터리 소재 사업을 확대하며 경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4일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에 들어가는 탄산리튬의 가격은 지난해 2월 초 톤당 9000달러에서 올해 2월 9일 톤당 5만 5000달러로 511% 치솟았다. 같은 기간 수산화리튬 가격 또한 380% 증가했다.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이 크게 확대되며 배터리 소재에 대한 수요 증가 속도를 리튬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원자재 값 상승 추세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기업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할 경우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강도 높은 대규모 제재를 단행하면 러시아로부터 각종 광물자원의 수입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 집계에 따르면 세계 광물 시장에서 러시아의 비중은 니켈 49%, 팔라듐 42%, 알루미늄 26%에 달한다. 니켈 가격은 이미 전년보다 32% 넘게 급등한 상태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4년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각종 제재를 가하며 알루미늄과 니켈 등 가격이 급등한 바 있다”며 “원자재 ‘글로벌 톱10’에 드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에너지와 금속 공급 차질까지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켈과 알루미늄은 양극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국내 배터리 3사는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더욱 힘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호주 광물 제련 기업 QPM의 지분 7.5%를 인수하면서 10년 동안 니켈 7000톤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에는 호주 라이온타운, 독일 벌칸에너지와도 각각 리튬 공급계약을 맺었다. SK온은 계열사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중국의 EVE에너지와 공동투자를 통해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또 LG엔솔·SK온·삼성SDI 등은 모두 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원재료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원자재) 장기 공급계약이 체결된 상태라 수급에 문제가 없더라도 가격 상승세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해 항상 예의 주시하고 공급받을 수 있는 제3의 국가·업체 리스트도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인 생산이 중요해지며 이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는 기업들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배터리 소재에 집중 투자해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사업 부문 매출을 현재의 12배 이상인 21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최근 제시했다. 롯데케미칼은 미국에 배터리 소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롯데그룹은 롯데케미칼을 중심으로 소재 사업을 통합할 계획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배터리 소재 사업의 가치도 더욱 커지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에 양극재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소재 업계 간 합종연횡도 활발해지고 있다.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LG화학이 LG에너지솔루션 외의 고객사로 공급 다변화를 추진하는 것도 완성차 업체를 염두에 둔 계획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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