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투명 플라스틱 제품의 일종인 코폴리에스터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친환경 소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증설이 끝난 지 반년 만에 추가로 생산능력을 늘리는 것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코폴리에스터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SK케미칼은 지난해 7월 약 3년 간 걸친 증설을 끝냈고 현재 코폴리에스터 생산 설비를 100% 가동하고 있다. 현재 코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은 26만톤 수준으로 수만톤 규모의 추가 증설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생산능력을 얼마나 늘릴지, 투자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추가적인 증설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코폴리에스터란 두 종류 이상의 화학물질을 함께 사용해 복합적으로 만드는 플라스틱 소재다.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BPA) 검출 우려가 없는 친환경 소재로 폴리카보네이트(PC), 폴리염화비닐(PVC) 등 기존 제품을 대체하고 있다. 환경호르몬이 없는 데다 열과 습기에 강하며 무게가 가볍다. 음식·화장품 포장 용기부터 생활용품, 전자제품 소재, 건축자재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된다.
SK케미칼은 지난 200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폴리에스터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이후 세계 처음으로 화학적 재활용을 통해 코폴리에스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SK케미칼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코폴리에스터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플라스틱 패키징 가운데 55%가 재활용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로레알, 에스티로더, 샤넬 등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및 친환경 포장재 사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SK케미칼의 실적에서도 코폴리에스터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지난해 4분기 코폴리에스터 매출은 18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36억원으로 같은 기간 10%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코폴리에스터를 생산하는 기업은 미국 이스트만과 SK케미칼 2곳밖에 없다”면서 “경쟁사가 거의 없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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