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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윤석열]'복심' 윤핵관과 튀는 준스톤, 중심 잡은 권영세 승리 이끌었다

윤석열·이준석 벼랑 끝 싸움 ‘균열’

김종인 떠나며 선대위 해체 위기도

‘신핵관’ 권영세 키 잡고 조직 안정

장제원 단일화 매듭 풀며 승기 잡아

정책 이끈 원희룡·檢 한동훈도 주목

윤석열(가운데)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21년 8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오른쪽)와 김기현 원내대표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정치 신인, ‘0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권 도전은 드라마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6월 29일 정치를 선언한 그는 9개월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결국 역사를 썼다. 대선 기간 몰아쳤던 여의도의 겨울 칼바람도 검찰에서부터 다져진 ‘강골’ 윤 당선인을 쓰러뜨리지 못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 홀로였다면 180석 여당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라는 걸출한 정치인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서울경제DB


당적도 조직도 없던 그가 지난해 7월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 뛰어든 것은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서도 핵심인 4선 권성동 의원과 3선 장제원 의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권 의원은 윤 당선인의 외가가 있는 강원도 강릉이 지역구다. 그는 경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 경선 승리 뒤에는 선대위 종합지원본부장에 더해 당 사무총장까지 맡아 윤 후보를 제1 야당의 대선 후보로 탄생시켰다. 권 의원의 도움이 없었다면 당의 뿌리가 없던 윤 당선인의 도전은 시작도 어려웠다. 권 의원은 당원들을 향해 “우리 당이 무기력할 때 나 홀로 문재인 정권에 맞서 1인 야당 역할을 하며 피 흘리며 싸운 것이 윤석열”이라고 호소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말 ‘윤핵관’ 논란으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극심한 각을 세울 때는 “정권 교체보다 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분은 더 이상 우리 당에 없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백의종군을 택하며 윤 당선인의 길을 열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서울경제DB


특히 백중지세의 대선 판을 오른쪽으로 기울게 한 결정적인 역할은 장 의원이 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설득해 사전투표 전날인 지난 3일 윤 당선인과의 단일화를 이끌어냈다. 서로 결렬을 말하며 단일화에 손사래를 쳤지만 장 의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장 의원의 끈질긴 삼고초려가 이뤄낸 단일화가 대선 판을 흔든 점은 보수 진영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또 강원도가 지역구인 이철규 의원(전략기획부총장)도 권 의원과 함께 윤 당선인의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윤한홍 의원 역시 초기 선대위에서 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가 되는 데 힘을 쏟았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서울경제DB




윤핵관과 선거운동의 방향을 놓고 혈투를 벌인 이 대표 역시 당선의 주역인 점은 역설적이기까지 하다. ‘20대 남성’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 대표는 윤 당선인과 두 차례나 벼랑 끝 대치를 했다. 하지만 권 의원의 백의종군으로 그는 ‘59초 쇼츠 공약’ ‘SNS 단문 메시지’ ‘윤석열차’ 등 기존 정치권의 문법을 넘는 파격적인 공약으로 청년층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호남 섬마을을 찾고 광주에서 사전투표를 한 이 대표의 노력은 윤 당선인이 보수 진영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호남 지지율을 얻게 했다. 이 대표와 함께 윤 당선인이 정치에 뛰어들 때부터 곁을 지킨 김병민 대변인, 장예찬 청년본부장도 윤 당선인의 사람으로 꼽힌다.

또 정권 교체의 드라마를 가능하게 한 인물로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권영세 의원이 있다. 권영세 의원은 윤핵관과 이 대표의 충돌, 김종인 전 선거대책위원장까지 떠나며 풍비박산이 났던 선거 조직을 빠르게 재정비했다. 무엇보다 권영세 의원 체제의 선대본은 균열을 허용하지 않았다. 똘똘 뭉친 당과 선대본은 선거 막판 쏟아진 여권의 네거티브를 방어하고 현 정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실책을 들춰냈다.

권영세 국민의힘 총괄선대본부장을 비롯한 당직자들이 10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제 20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윤석열 후보가 역전을 하자 환호를 하고 있다./권욱기자. 2022.03.10


국민의힘 관계자는 “권영세 의원이 구원투수였다”며 “그의 안정적인 선대본 운영이 있었기에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권영세 의원과 상황실장을 맡은 윤재옥 의원을 ‘신핵관(새로운 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꼽기도 한다.

대선 경선 경쟁자에서 정책 컨트롤타워로 합류한 원희룡 정책본부장의 역할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국회의원 3선, 두 차례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 본부장이 정책본부의 키를 잡자마자 코로나19 극복 50조 원 지원, 주택 250만 가구 공급 등 굵직한 대책을 쏟아냈다. 도지사를 지낸 행정 경험 덕에 ‘59초 쇼츠’ 공약 같은 유권자의 삶에 사소한 불편함을 개선하는 정책들이 나올 수 있었다. 또 원 본부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가장 큰 의혹이었던 ‘대장동 특혜 개발’을 계속해서 파헤치며 국민들에게 사건의 심각함을 환기시켰다.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수한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성형주기자 2022.02.25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윤 당선인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해온 인사다. 그는 윤 당선인과 동갑이면서 부친의 고향인 공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초기 선대위를 이끈 김병준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윤 당선인의 외연을 넓힌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도 윤 당선인의 멘토로 불린다. 선대위 시절부터 쭉 윤 당선인을 도와온 수석대변인 이양수 의원, 공보단장 김은혜 의원도 있다.

윤 당선인과 가까운 검찰 내 인사들도 관심을 받는다. 문재인 정권에서 ‘윤석열 사단’으로 묶여 인사 불이익을 받은 만큼 화려한 재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 있다.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 박찬호 광주지검장, 이두봉 인천지검장, 조남관 법무연수원장, 주진우 전 동부지검 부장검사 등도 윤 후보와 가까운 검찰 인사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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