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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가 사라졌다"…상장 심사 지연 왜? [김민석의 IPO브리핑]

兆 단위 대어 상장 심사 지연

3월 말 이후 승인 기대 기업 多

기업들도 아직 여우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조(兆) 단위 신규 새내기주들의 증시 입성이 뜸해지면서 기업공개(IPO) 대어들이 실종된 것 아니냐는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최근 새내기주를 꿈꾸는 회사들의 공모가 뜸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모에 앞서 통과해야하는 거래소의 상장 심사 문턱을 넘어선 기업들이 최근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기업마다 저마다 이유가 있지만 심사 지연의 가장 큰 배경은 지난해 실적이 담긴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아서인데 이달 말 지난해 실적과 재무 상황이 담긴 기업들의 재무제표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대형 상장주들이 증시 입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코스피 입성을 위한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한 기업은 원스토어와 현대오일뱅크, 교보생명, 쏘카, SK쉴더스 등 5개사다. 원스토어의 심사 청구일이 2021년 11월 26일로 가장 빠르고 현대오일뱅크(12월 13일)·교보생명(12월 21일)·쏘카(2022년 1월 5일)·SK쉴더스(1월 5일) 순으로 거래소에 심사를 청구했다. 상장 추진 기업들은 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해야 증권신고서 제출과 청약을 진행할 수 있어 거래소 심사 통과는 IPO 공모를 위한 첫 단추로 평가된다.

◇심사결과 지연 왜?…"4분기 실적 나와야"


거래소는 대체로 45영업일 내에 심사 결과를 각 기업들에 통보한다. 가장 늦게 심사가 청구된 SK쉴더스를 기준으로 해도 기한이 도래하고 있지만 아직 심사 통과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감감무소식일까.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지난해 4분기까지 실적과 재무 상황이 정리된 재무제표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주 보호가 주요 가치인 거래소 입장에서 3월 중순 현재 지난해 실적을 보지 않고 상장 자격 여부를 결정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兆) 단위 기업가치를 내세우면서도 아직 적자인 원스토어와 쏘카의 경우 지난해 실적이 더욱 중요하다. 실적 개선세나, 수익성 확보 등 상장사로서 지속적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른 이유로 심사가 더욱 꼼꼼하게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현대오일뱅크와 교보증권은 기존 투자자 이슈가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9년 아람코에 지분 17%를 1조 3749억 원에 넘겼는데 거래소는 상장 이후 현대오일뱅크의 ‘주주 평등 원칙’이 깨지지 않을지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 당시 아람코가 현대오일뱅크와 맺은 주주 간 계약으로 이사 선임 등 여러 경영참여에 아람코가 과대 대표되고, 소액주주가 소외되지 않을지 들여다 보고 있다. 교보생명 역시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 간의 분쟁으로 쉽사리 심사 승인을 내주기 어려운 현실이다.

SK쉴더스는 인수 과정에서의 채무 이슈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 SK텔레콤(현 SK스퀘어)는 지난 2018년 ADT캡스(현 SK쉴더스)를 인수하면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 1조 9000억 원의 인수금융 조달했고 이후 2021년 ADT캡스와 SPC가 합병해 현재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이 과정에서 SK쉴더스의 부채가 크게 늘었고, 영업성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중요 이슈가 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 기업들도 아직은 여유…"3월 말 이후 승인 기대"


상장 추진 기업들로서도 지난해 실적이 집계되기 전까지는 심사 결과가 급하지 않다. 당장 심사 승인을 받더라도 3분기 실적 기반 증권신고서로는 투자자들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공모주 투자자는 “기업의 실적과 경영 환경은 몇 달 만에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지난해 온기 실적과 재무 현황, 각종 수익성 지표가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뭉칫돈을 투자할 투자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오일뱅크와 SK쉴더스처럼 외국계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며,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기업들은 더욱 지난해 실적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외국 기관들은 미국 증권거래소(SEC) 규칙인 ‘135일 룰’에 따르고 있다. 이 규칙은 재무제표 작성일로부터 135일 이내에 납입을 비롯한 모든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장 다음 주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고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지난해 3분기까지만 담긴 재무제표로는 외국 투자자들의 자금을 유치하기가 사실상 어렵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근거로 결국 2021년 회계연도 재무제표가 나오는 3월 말 이후 많은 기업들이 거래소의 심사 문턱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이 집계되는 3월 말 이후 거래소의 심사 결과를 받아드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증시 상황에 따라 심사 통과 이후 즉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 나서는 기업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SG와 CJ올리브영 마켓컬리 등 아직 상장 심사를 청구하지 않은 기업들 역시 지난해 재무제표가 나온 뒤 이를 기반으로 대략의 공모가를 확정, 심사를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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