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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시간 43분 만에 주불 잡힌 동해안 산불…역대 최대 규모 서울 면적 41% 생채기

축구장 3만5,000여개 면적·주택 319채 소실

동해안 일대 선포했던 '재난사태'·중대본 해제

사투 끝에 LNG·한울원전·금강송 군락지 지켜

동해안 대형 산불 발생 열흘째인 13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덕풍계곡 일대에 단비가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최병암 산림청장이 13일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경북 울진 및 강원 삼척 주불 진화 완료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대 최장기 산불로 기록된 경북 울진·강원 삼척 산불이 마침내 진화됐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7분 울진에서 산불이 난지 213시간 43분 만이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13일 오전 경북 울진군 죽변면 산불현장 지휘본부에서 “울진 산불 주불을 진화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산불은 총 9일간 진행됐으며 울진군 4개 읍·면, 삼척시 2개 읍·면이 잠정 피해 지역으로 확인됐다”며 “총 진화 소요시간은 오전 9시 기준 213시간이 경과해 역대 최장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산림당국은 소방과 경찰 등이 사투를 벌여 주요 시설인 한울원전, 삼척 LNG 생산기지와 울진읍 주거밀집지역, 불영사 등 문화재, 핵심 산림자원 보호구역인 금강송 군락지를 지켜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동해안 지역 산불과 관련해 선포했던 재난사태를 이날 부로 해제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앙수습복구지원본부로 전환했다. 재난사태는 국민의 생명 및 재산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할 때 내려진다. 2005년 4월 강원도 양양 산불, 2007년 12월 허베이스피리트호 유류 유출 사고, 2019년 4월 강원 산불에 이어 이번에 4번째였다.

동해안 산불로 인한 피해 규모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택 319채를 비롯해 농축산 시설 139개소, 공장과 창고 154개소, 종교시설 등 31개소 등 총 643개소가 소실됐다. 피해 면적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산림 피해 추정 면적은 2만4,940ha으로 지난 1986년 이후 가장 피해 면적이 넓었다. 지역별로는 울진이 1만8,463ha로 가장 큰 피해를 봤고 이어 삼척 2,369ha, 동해 2,100ha, 강릉 1,900ha 순의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면적은 서울 면적의 41.2%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여의도(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를 86개, 축구장(0.714㏊)을 3만4,930개 모아 놓은 넓이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가장 피해 면적이 넓었던 2000년 4월 동해안 산불의 2만3,794ha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다만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림 당국은 이날 주불 진화와 더불어 비가 내림에 따라 잔불 진화체제로 전환했다. 주불은 껐지만 피해 면적이 넓은 데다가 장시간 산불이 이어진 응봉산 일대에는 불 기운이 아직 많아 완전 진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향후 산림당국은 헬기 20대와 야간열화상 드론 6대를 대기시켜 잔불을 끄고 뒷불을 감시할 방침이다.

최병암 청장은 “굉장히 어려운 산불이었지만 정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이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재난이 나지 않도록 예방에도 더욱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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