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의 레스토랑이 오는 28일 서울 이태원에 문을 연다. ‘차별화된 경험’과 ‘고객 확대’를 내걸고 글로벌 패션·잡화 업체들이 잇따라 식음료(F&B) 사업을 확대하면서 몸에 걸치던 명품이 이젠 먹고 마시며 즐기는 대상으로 변신하고 있다.
16일 구찌에 따르면 이탈리안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이 들어서는 곳은 이태원 구찌가옥이다. 구찌 오스테리아는 구찌와 세계적인 셰프 마시모 보투라가 협업해 만든 레스토랑으로 2018년 이탈리아 피렌체, 202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 지난 해 일본 도쿄 긴자에 이어 서울에 4호점을 선보인다. 한국에서는 이탈리아와 한국 문화가 어우러진 메뉴들을 선보인다. 요리 외에도 이탈리아 르네상스 양식과 구찌의 미학적 요소에서 영감 받은 인테리어로 색다른 식사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구찌 레스토랑의 상륙으로 글로벌 명품 패션 업체들의 한국 내 F&B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프랑스 패션 브랜드인 메종키츠네가 2018년 강남 가로수길에 첫 단독 매장을 열면서 매장 안에 ‘카페 키츠네’를 함께 선보였고, 스위스 명품 시계 ‘IWC’와 ‘브라이틀링’이 각각 지난해와 올해 카페와 레스토랑을 선보였다.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이 같은 ‘외도’에는 ‘브랜드 경험 확대’라는 전략이 깔려 있다. 기존의 의류와 잡화 만으로는 요즘 젊은 고객들이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 충성도를 장기간 가져갈 수도 없기 때문이다. 랄프로렌이나 아르마니, 루이비통 등도 이미 해외에서 활발하게 카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임지연 삼성패션연구소장은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패션의 범주가 의(衣)를 넘어 식(食)을 포함한 라이프 스타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경험 소비와 공유라는 흐름과 맞물려 패션 브랜드의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향후 가구, 호텔 등 다른 라이프 스타일 영역으로 먹거리를 확대해나갈 지렛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패션 브랜드의 F&B 진출은 기대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랄프로렌’의 카페 브랜드 ‘랄프스 커피’의 한국 오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랄프스 커피는 미국 뉴욕과 시카고,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중국 베이징과 일본 도쿄 등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에는 올 상반기 문을 연다고 알려졌지만, 랄프로렌 측은 “현재로서는 특정 시기에 카페를 오픈한다는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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