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17일 경제2분과 등 3개 분과의 간사·인수위원 선임을 끝으로 대선 이후 8일 만에 인수위 구성을 대부분 마쳤다. 지난 2012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16일과 비교해 절반으로 기간을 단축했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18일 현판식을 시작으로 50여 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날 인선이 끝난 7개 분과 24명의 인수위원을 보면 정무적 감각이 필요한 업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 현직 교수가 절반을 차지하는 이유다. 또 캠프에서 활약한 전문가도 전진 배치되면서 캠프 출신 인사가 딱 절반을 차지했다. 윤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실력과 경륜을 중시한 인선에 합이 맞은 모양이다. 안 위원장은 “해당 분야 전문성 위주로 인선을 했다”고 강조했다.
12명의 현직 교수 출신 중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으로 선임된 최종학 서울대 교수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로 유명하다. 경제1분과에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을 비판한 학자인 김소영 서울대 교수, 금융연구원장을 역임한 신성환 홍익대 교수가 합류했다. 외교안보분과에는 윤 후보의 죽마고우이자 MB 정부에서 외교통상부 1차관을 맡았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같은 정부에서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내며 호흡을 맞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가 자리했다.
정무사법행정분과에는 한국인 중 두 번째로 유엔 공공행정전문가위원에 임명된 박순애 서울대 교수가 있다. 경제2분과에는 기술 경제 혁신 전문가 이창양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4차 산업 전문가 왕윤종 동덕여대 교수가 활동한다. 이 교수는 29회 행정고시를 수석 합격 뒤 산업자원부에서 15년간 일하다 학계로 넘어가 전문성을 쌓았다. 왕 교수는 SK중국경제연구소장, SK차이나 수석부총재 등을 지내며 ‘최태원 회장의 경제 과외교사’로 불린 인물이다.
과학기술분과에는 MB 정부 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을 지낸 김창경 한양대 교수가 자리했다. 또 서울대 재료공학부 최연소 교수 임용 기록을 세운 차세대 과학자 남기태 서울대 교수도 과학기술분과에 포진했다.
사회복지문화분과에는 복지 전문가인 안상훈 서울대 교수,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지낸 백경란 성균관대 교수 등이 들어왔다. 안 교수는 박근혜 인수위에서도 활동했으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위이기도 하다.
전문가 그룹으로 확대하면 경제2분과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와 유웅환 전 SK혁신그룹장도 있다. 고 대표는 한국 최초 우주인에 도전한 뒤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유 그룹장은 미국 인텔에서 수석매니저를 지낸 반도체 설계 기술자다. 2017년 문재인 후보 선대위에서 활동한 이력이 특징이다. 경제1분과 최상목 농협대 총장은 거시 경제, 금융 경제 분야 전문가로 기재부 요직을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캠프 출신 인사도 12명이다. 7명은 정치인이다. 기획조정분과에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자리했다. 두 사람은 각각 경제, 비경제 분야 조정을 맡는다.
정무사법행정분과에는 기자 출신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검찰 출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함께 활동한다. 또 과학기술분과와 사회복지문화분과 간사로 각각 행시 출신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한국노총 출신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 임명됐다.
전문가 중에는 △경제1분과 김소영 교수 △외교안보분과 김성한 교수,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과학기술분과 김창경 교수 △사회복지분과 안상훈 교수가 윤 당선인 캠프 출신이다.
연령을 보면 60대가 13명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 50대가 9명이며 40대는 2명이다. 깜짝 발탁보다는 경륜을 따진 결과로 풀이된다. 출신 학교는 서울대가 13명으로 가장 많다. 연세대·고려대는 2명이다. 경기대·광운대·명지대·육군사관학교·서강대·성균관대·항공대가 각 한 명이다. 출신 지역은 서울이 11명으로 과반에 달한다. 대구·경북은 3명, 부산·경남이 2명이다. 나머지 강원·경기·대구·인천·전북·충북은 1명이다.
성별은 남성이 20명, 여성이 4명으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기계적인 성별 할당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윤 후보의 방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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