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국·일본·대만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자국 내 또는 상대방 국가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3월 칩 위탁 생산(파운드리) 사업을 재개하면서 애리조나주에 20조 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한다는 파격적인 발표를 했다. 올해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20조 원을 들여 또 다른 반도체 팹 2개를 건설하기로 했다. 유럽 반도체 인프라 투자로 미국과 유럽 간 반도체 동맹 강화의 물꼬를 텄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독일에 신규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하면서 프랑스·이탈리아·아일랜드 등 유럽 각지에 반도체 인프라를 구축한다.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만 110조 원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20조 원을 들여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다.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도 애리조나주 신규 공장 건축이 한창이다.
미국 정부는 2024년까지 인프라 투자비의 40%를 세액공제해주는 ‘미국반도체산업지원법(CHIPS for America)’ 등 다양한 법안을 준비해 반도체 회사들을 지원한다. 대만에서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50%를 확보한 TSMC의 투자가 상당히 활발하다. 1월 TSMC는 올해에만 최대 52조 원(약 440억 달러)을 설비투자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설비투자 비용(300억 달러)보다 46.6%나 늘어난 수치다.
미국·일본 신규 공장 설립 비용이 포함된 것이지만 본사가 대만에 위치한 만큼 TSMC는 대만 투자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의 투자를 이끌어내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해 10월 일본 히로시마현에 약 8조 원을 투입해 새로운 D램 공장을 짓기로 했다.
TSMC는 10조 원을 투자해 구마모토현에 22~28나노 공정 생산 라인을 만들어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TSMC는 지난해 일본 내 후공정 연구개발(R&D) 거점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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