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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국채 금리 역전…‘R의 공포’ 닥치는데 추경만 매달리니


미국 2년물 국채 금리가 10년물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29일 나타났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2019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 대응을 위한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 예고에 단기물이 치솟은 반면 이후 경기 후퇴 우려로 장기물은 떨어진 것이다. 금리 역전은 경기 침체(Recession)의 전조다. 1년 7개월에서 2년 후 경기가 가라앉곤 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2006~2007년 금리 역전 이후 발생했다.

‘R의 공포’가 닥치기도 전에 글로벌 경기는 연쇄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폭풍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휘청이더니 컨테이너 물동량 1위인 중국 상하이항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의 여파로 멈출 위기에 처했다. 원자재 값 급등과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악화로 신음하는 우리 기업에는 삼중 사중의 타격이 될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0일 귀국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서 하방위험으로 제기한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 속도, 우크라이나 사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등 세 가지가 다 실현됐다”고 말한 것은 복합 악재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거시 대책은 사실상 실종됐고 고작 논의하는 것은 유류세 추가 인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경기 방어를 위해 현 경제팀과 머리를 맞대기보다는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50조 원 추가경정예산 추진에 매달려 있다. 글로벌 경기는 인플레이션-스태그플레이션-디플레이션 등 어디로 흐를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나리오별로 정밀한 종합 비상 대책을 준비하지 않으면 경제 전체가 벼랑 끝에 내몰릴 수 있다. 차기 총리 인선 과정에서도 말로만 ‘경제 드림팀’을 외칠 게 아니라 신념을 갖고 성장과 구조 개혁을 추진할 컨트롤타워 구성에 주력해야 한다. 2024년 총선을 감안하면 새 정부가 연금·노동 개혁의 동력을 확보할 시간은 앞으로 1년여에 불과하다. 실기하면 끔찍한 ‘제로 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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