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원대 횡령 사건의 여파로 지난 3개월 간 거래가 중단된 오스템임플란트(048260)가 추후 주가 부양책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내부 통제를 강화해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꺼내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장기간 피해를 입게 된 주주에 사과가 미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는 31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주총장에는 주주를 포함한 50여 명이 참석했다. 지난 29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속개’ 결정으로 사측과 주주들 간 일부 마찰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예상과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주총은 마무리됐다. 한 주주가 ‘발언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항의를 하기도 했지만 큰 소음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로 보인다.
주총에 참석한 관계자들 설명을 종합하면 이사회 의장인 엄태관 대표는 “횡령 사태로 주주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러면서 “최대주주(최규옥 회장)는 이익 배당을 포기하고 작지만 주주들에게 돌려드렸다”며 “(대표직) 사퇴보다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 시키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으로 판단해 올해 목표 매출 1조 원을 달성해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기심위의 판단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엄 대표는 “거래 정지가 장기화할 경우 4만 여명 투자자의 피해가 가중 될 수 있다는 점 강조했지만 속개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거래가 풀릴 경우를 대비해 주가 부양책을 마련한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자세하게 공개할 순 없다”면서도 “거래재개가 되면 주가 부양할 수 있는 방안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는 거래재개 시 주가 급락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가 풀리더라도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는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모양새다. 일부 운용사의 경우 오스템임플란트 종가 대비 30~40% 선에서 상각 처리하며 편입 비율을 줄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일각에선 회사의 이런 조치에 대해 불만을 나타내는 시선도 적지 않은 모습도 엿보인다. 회사 대표가 나와 주주들에게 사과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사상 최대 횡령이라는 오명을 남긴 만큼 기존 경영진이 막중한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는 의견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주주는 “최근 일부 상장사들은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최저 임금을 받겠다는 등 조치를 내놓고 있지 않나”며 “오스템임플란트는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통과된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에 따르면 이사진 보수의 최고 한도액은 20억 원이며 최대주주인 최 회장의 지난해 약 13억 원의 보수총액(급여 상여 포함)을 받아 갔다. 경영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가 늘어 전년(8억 원)보다 보수 총액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주총에 부의된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이에 이사진 총 7명 중 4명이 사외이사로 채워지는 등 구조를 갖추게 됐다. 사외이사진에는 이승열 하나은행 나눔재단 감사,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권종진 고려대 의과대학 명예교수, 반원익 전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부회장 등 4명이 새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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