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와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며 경기도가 6·1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부각되고 있다. 그간 경기지사는 ‘대권의 무덤’으로 불렸지만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온 이재명 전 지사가 선전하며 가능성을 보인 만큼 여야 대권 주자들의 출사표가 이어지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제게 기회를 열어준 곳, 이제는 제가 헌신해야 할 곳”이라면서 “경기도를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 새로운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김 대표는 “작은 대한민국인 경기도를 제대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치 리더십과 행정 리더십이 모두 필요하다”면서 “저는 대한민국 경제와 나라 살림을 책임졌던 국정 운영 경험과 지난 대선에서 정치 교체와 국민 통합을 핵심 의제로 만든 정치적 역량을 갖고 있다”고 호소했다.
민주당 내 명심(明心)을 겨냥한 듯 “저는 지난 대선에서 정치 교체와 국민 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공동선언의 목표는 정치 교체를 넘어 대한민국 중심을 교체하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것이다. 이제 실천의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유 전 의원의 출마 선언이 있었다. 유 전 의원은 “23년째 정치의 한복판에서 바람과 서리를 맞으며 키워온 저의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경기도를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바치겠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유 전 의원은 “경기도는 인구 1400만 명, 대한민국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고 국가 안보의 보루”라며 “도민 모두가 평등한 자유와 공정한 기회를 가지는, 모두가 인간의 존엄을 누리는, 함께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능가하는 4차 산업혁명의 세계 일등 기지로 경기도의 산업과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규제를 풀고 인재를 양성하는 데 모든 지원을 하겠다”며 “따뜻한 공동체,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개혁 보수의 정치를 경기도에서 꽃피우겠다”고 덧붙였다.
당내 ‘경제통’으로 불리는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견제구를 던지며 기싸움도 벌였다. 문재인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대표는 유 전 의원과 경쟁하는 소감을 묻자 “어떤 분이 나오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다만 (유 전 의원이) 오랜 의정 생활을 하시면서 경제를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옆에서 훈수하는 역할을 했다. 저처럼 35년간 경제를 직접 운영하고 총괄하는 경험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출신인 유 전 의원도 김 대표에 대해 “우리나라는 경제 관료들이 중심을 잡아야 할 순간들이 많았는데, 그분은 그런 말씀을 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소득 주도 성장과 부동산 정책의 책임이 있는 분인데 아무런 반성 없이 그런 말을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경기지사를 향한 두 사람의 첫 관문은 당내 경선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민주당에서는 조정식·안민석 의원과 염태영 전 수원시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다른 후보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당세가 약한 김 대표 입장에서는 ‘권리당원 50%’ 경선 룰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에서는 심재철·함진규 전 의원 등이 출마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유 전 의원으로서는 부족한 지역 기반이 약점이다. 심 전 의원 측 이학만 언론특보는 “(유 전 의원은) 경기지사 출마보다 대구·경북(TK) 배신자 오명부터 벗기를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