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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니콘 기업 20곳 육박하는데…AI 유니콘은 여전히 ‘0’

작년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 18곳

전자상거래·플랫폼 서비스업체가 대부분

"AI인재 양성책·공공 AI 도입 활성화 시급"





2013년 3개였던 국내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의 수가 제2벤처 붐에 힘입어 2020년 13개, 2021년에는 18개까지 급격하게 늘었지만 인공지능(AI) 기술에 특화된 유니콘 기업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AI 유니콘 육성을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5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AI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81조원에 달할 정도로 관련 산업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1년 AI 스타트업 투자는 2020년(40조원)에 비해 108% 늘었으며, 조사 첫 해인 2015년(7조 6000억)과 비교하면 10배가 넘게 증가했다. 평균 투자액도 2020년 22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90억원으로 78%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새로 생겨난 AI 유니콘은 총 65곳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조사된 전세계 AI 유니콘 수가 125개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 등장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AI 유니콘 77개를 배출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아시아 36개, 유럽 6개, 캐나다 3개, 남미 3개 순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기준으로 스타트업 18곳이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특화된 AI 기술을 보유한 유니콘 기업은 아직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18개 유니콘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자상거래와 플랫폼 서비스가 눈에 띈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두각을 나타내는 AI 스타트업들이 있어 향후 국내 AI 유니콘 기업의 등장을 기대해 볼만 하다는 전망이다.

‘AI올림픽’ 캐글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업스테이지. 사진 제공=업스테이지




대표적으로 AI 전문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설립 1년차인 지난해 9월 시리즈A 투자에서 316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업스테이지는 'AI 올림픽'으로 불리는 캐글대회에서 두자릿수 금메달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 특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 ‘AI팩’을 출시할 계획이다.

AI팩은 일반 기업이 보다 쉽게 AI를 적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 가공과 AI 모델링, 지속적인 업데이트 및 평가와 같은 핵심 과업들을 표준·자동화시킨 AI 솔루션이다.

산업 AI 스타트업 원프레딕트도 지난달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 원프레딕트의 산업 예지보전 솔루션은 AI가 핵심 설비의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세이클럽과 B612를 만든 남세동 대표의 보이저엑스도 지난해 6월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받았다. AI 영상편집기 ‘브루’와 AI 모바일 스캐너 앱 ‘브이플랫’을 대표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AI 스타트업 일각에서는 AI 유니콘 탄생을 위해 국가적인 AI 인재 양성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력 부문에서는 여전히 아직 많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최근 대기업들은 국제적인 연구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 석학들과 연대를 강화하며 다양한 방책을 만들고 있다. 하지만 중소 업체들은 연대는 고사하고 AI 개발자 인력 걱정이 앞서는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공공 분야에서 AI를 활발히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관계자는 “AI 유니콘이 만들어지려면 궁극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기술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해외 수출에 필요한 실적 확보를 위해 공공의 다양한 부문에 AI 기술을 적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을 필두로 한 정부 차원에서의 AI 생태계 구축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매년 수백명 규모의 AI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이어드림스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스타트업과의 연계를 확대해 민간이 필요로 하는 전문 인력 확보와 관련 생태계 구축에 더욱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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