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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대러시아 정책 실패 인정…푸틴 믿어선 안 됐다"

"동유럽 국가들의 경고 심각하게 들었어야"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집착, 분명한 실책"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독일 공영 ZDF방송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 몇 년간 독일의 대러 정책이 보다 신중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독일이 그간 러시아에 대해 유화적인 정책을 펴왔던 사실이 조명되며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수년간 대러 정책을 이끌었던 독일 인사가 실책을 자인한 것이다.

5일(현지시간) 독일 공영 도이치벨레(DW)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ZDF방송에 출연해 "독일은 (대러 정책과 관련해) 여러 지점에서 실패했다"며 "특히 2014년 이후 독일과 러시아 관계에 대해 동유럽 파트너들이 경고했던 것을 우리는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했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언급한 2014년은 러시아가 크름 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했던 시기다. 당시 독일은 강제 병합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드스트림-2 가스관 사업을 강행해 국제적인 비판을 받았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독일의 외무장관을 지내며 독일의 대러 정책을 책임졌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노르드스트림-2에 대한 나의 집착은 분명한 실책이었다"며 "결과적으로 수십억 유로에 달하는 사업이 파괴됐고 우리의 동유럽 협력 국가가 독일에 대한 신용과 믿음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2월 21일에 노르드스트림-2 사업 승인 중단 결정을 내렸다. 또 그는 "푸틴 대통령 치하에서 독일이 러시아와 이전같은 관계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4일에도 대통령궁에서 기자들을 만나 "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의 제국주의적 광기를 위해 러시아의 경제적, 정치적, 도덕적 몰락을 감수하지는 않으리라 믿었지만 이는 착각이었다"며 "우리는 유럽에 '공동의 집'을 짓는 데 실패했다"고도 발언한 바 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정직한 말'을 환영한다며 "독일과 다른 유럽 국가들이 신속하고 단호한 행동으로 (그동안의 실책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독일의 친러시아적 행보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3일 화상연설에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오늘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독일과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가입을 반대한 지 14년째 되는 날"이라며 "수년간 서방은 러시아를 상대로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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