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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찐사랑’…고교 야구에 역대 최고 상금 쏜 정용진

'신세계·이마트배 전국 고교야구대회' 결승 시구

첫 대회 개최에 1억원 쾌척…"대회 더 늘릴 것"

야구 마케팅도…스낵·맥주·할인행사 등 다양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그룹




“고교 야구가 살아야 한국 야구가 발전합니다”

11일 오후 6시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는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이 깜짝 등판해 시구 했다. 흰 셔츠에 남색 바지, 흰 스니커즈 차림으로 등장한 정 부회장은 수줍은 듯 공을 한 차례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제1회 신세계·이마트(139480)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열린 이날 구장에서는 장충고등학교와 천안북일고등학교 간 대결이 진행됐다. SSG랜더스의 구단주이자 고교 야구 스폰서를 자임 한 정 부회장은 직접 결승전에 등장해 야구에 대한 진심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는 한국 야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이마트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제휴한 데 따른 첫 번째 산물이다. 지난해 SSG랜더스를 창단한 신세계그룹은 아마추어 야구 지원에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했고 빠른 속도로 실행으로 옮겼다. 가장 큰 추진 동력은 정 부회장의 야구에 대한 ‘애정’이었다. SSG랜더스를 창단하며 인천SSG랜더스필드(구 문학야구장)를 4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했고, 원정 경기 때마다 선수들에게 커피 쿠폰을 80장씩 선물하기도 했다. 또 그는 10개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많이 야구장을 방문한 구단주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고교 야구 선수들에게도 파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학교는 전국 88곳, 참가 선수는 2640명이다. 이는 고교 야구 역사상 최대 규모다. 대회 개최 전부터 정 부회장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대회 대진표를 올려서 홍보하는 등 상당한 공을 들였다.

상금 역시 고교 야구 사상 최고 금액인 1억 원이다. 우승 팀에게는 장학금 3000만원과 2000만원 상당의 상품을 준다.또 준우승 3000만원, 3위 2개 팀에는 1000만원씩 상금을 지급한다. 신세계는 향후 3년 간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고교동창야구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동호인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노브랜드배 고교동창야구대회(가칭)’을 신설할 예정이다.

정용진 SSG 랜더스 구단주가 9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구단주의 야구에 대한 진심 덕분일까. SSG랜더스는 ‘2022년 프로야구 정규 리그 개막전’부터 지난 10일 치러진 경기까지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8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와 KIA타이거즈 경기 관람 도중 즉흥적으로 ‘인스타 라방(라이브방송)’을 통해 현장 모습을 생중계 하는가 하면 10연승을 한다면 시구를 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3년 만에 100% 관중 입장…유통에 야구가 더해진 마케팅




구장 밖에선 야구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년 만에 100% 관중 입장을 허용한 만큼 할인 행사, 야구 관련 상품 출시 등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해 야구 팬과 소통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SSG랜더스를 인수하며 본업인 유통에 야구를 더해 시너지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를 기반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달 초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는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지난해에 이어 ‘랜더스데이’ 행사를 진행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상상을 넘는 혜택’, ‘혜택의 선을 넘는다’는 슬로건에 맞게 지난해보다 혜택을 강화했고,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행사 소개 영상을 올리는 등 홍보에 주력했다. SSG닷컴을 비롯해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어플리케이션에서 ‘공동 쿠폰팩’을 지급했고, 조선호텔리조트는 객실 할인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특히 SSG랜더스 홈구장에는 '인천SSG랜더스필드'에 이마트24 등을 운영하며 본업과 연계 활동을 강화 중이다. 프로야구 경기가 주 6일 열리고 보통 절반 가량을 홈 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을 고려하면 홍보, 매출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랜더스필드에 세계 최초로 야구장에 점포를 오픈한 스타벅스는 랜더스 컬래버 굿즈를 내놓으며 완판 행렬을 이어가기도 했다.

고객들이 랜더스 굿즈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신세계


인천 홈구장 외 장소에서도 다양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 먼저 스타벅스코리아는 커피를 관중석에 앉아 편하게 주문해 받아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지난 2일 창원NC파크 안에 문을 연 창원NC파크R점에서 모바일 주문 시스템인 ‘사이렌 오더’를 통해 주문·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문 시 관람석 좌석 번호를 입력하면 해당 위치로 음료를 가져다준다. 관람객이 야구장과 도시 전경을 모두 만끽할 수 있도록 5월 중에는 창원NC파크R점 매장을 2층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야구단과 컬래버한 상품도 인기다. 지난해 출시한 3종 수제 맥주인 최신맥주·SSG랜더스라거·슈퍼스타즈 맥주·구단주 맥주 등은 꾸준히 판매량을 늘리고 있고, 스타벅스와 콜라보한 유니폼과 모자는 판매와 동시에 완판되며 마케팅 효과를 입증했다. 아울러 신세계푸드(031440)는 야구단과 협업을 통해 ‘대왕오징어방망이’, ‘플레이콘도그볼’, ‘플레이어묵볼’ 등 랜더스 스낵 3종을 개발해 선보이며 야구장 직관족을 공략했다. 야구장에서 맥주 안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직원들이 대왕오징어방망이 등 랜더스 스낵 3종 세트를 들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마트


SSG랜더스 굿즈샵도 점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에는 기존에 다른 프로야구 구단에서 볼 수 없었던 ‘굿즈의 신세계’를 선보인 데 이어 이마트의 상품 개발 전문가들이 상품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140여종의 굿즈를 판매하는 SSG랜더스 굿즈샵이 랜더스필드 외야에 새로 문을 열었다.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 굿즈샵을 인천지역 이마트에 순차적으로 오픈하고, 온라인 채널을 통해서도 상품을 판매하는 등 야구와 유통을 연계한 굿즈 산업의 파이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은 랜더스 야구 경기 대부분을 챙겨볼 뿐만 아니라 타 구단 경기 하이라이트까지 챙겨볼 정도로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다”며 “정 부회장의 야구 사랑은 신세계그룹의 사업과 랜더스의 야구를 연결하는 걸 넘어 국내 야구판 전체를 키우고자 하는 노력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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