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테라, 클레이튼 등 각 블록체인 기반의 간편 주소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터넷에서 복잡한 IP 대신 도메인 주소를 쓰듯 닉네임 형식으로 치환된 주소는 블록체인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주목도 높은 인기 주소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크러스트(KRUST)의 공식파트너 ‘클레이튼 네임 서비스(Klaytn Name Service·KNS)’팀은 최근 약 2주간 클레이튼 도메인 경매를 진행해 지난 10일 입찰을 마감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에서 개발·운영하는 블록체인이다. KNS 경매에 입찰금만 총 77만8000여 클레이(약 10억 원)가 몰렸고 4000여 개의 도메인이 신청됐다.
KNS란 ‘0x08409aAac…C3BC’와 같이 길고 복잡한 코인 지갑 주소를 ‘korea.klay’ ‘seoul.klay’와 같이 짧고 쉬운 도메인으로 바꿔주는 서비스다. 지갑 주소는 은행으로 치면 일종의 통장 계좌번호와 같은 고유 식별값이다. 이용자들끼리 주소를 공유해 암호화폐를 주고받는 거래를 할 수 있다. 다만 길고 복잡한 코인 지갑 주소는 기억하기 어려운 데다 입력 오류, 착오 송금 등의 원인이 돼 이 같은 도메인 서비스가 나오게 됐다. KNS에서 구매한 도메인은 NFT(대체불가토큰) 마켓플레이스에서 사고 파는 거래도 가능하다.
KNS 경매 과정에서 최대 1만5000클레이(약 2000만 원)를 입찰가로 쓴 도메인도 있었다. ‘krust’ ‘kakao’ ‘meta’ ‘nft’ ‘korea’ 등이 가격대 기준 상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KNS 측은 최종 낙찰을 거쳐 이달 내로 해당 도메인들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또 각 도메인을 코인 지갑뿐만 아니라 탈중앙화금융(De-Fi) 등 각종 블록체인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와 연계, 확대할 계획이다. 디파이란 암호화폐를 활용한 대출, 저축 등의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아울러 KNS 토큰을 발행해 경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에어드랍(무상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클레이튼에 앞서 이더리움, 테라 등 주요 블록체인에서도 KNS와 같은 도메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이더리움은 일찍이 2017년 ‘이더리움 네임 서비스(ENS)’를 출시해 현재 80만 개가 넘는 도메인이 등록된 상태다. 도메인 주소를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독일 스포츠 브랜드인 퓨마는 최근 트위터 공식 계정을 ‘Puma.eth’로 바꾸기도 했다. 퓨마는 ENS 도메인을 통해 브랜드를 접목한 NFT 등 블록체인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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