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은 위축됐지만 국내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년 만에 공모 금액이 368% 급증했는데 전체 조달금액 13조 8000억 원 중 12조 7000억 원이 LG에너지솔루션으로 몰렸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18일 ‘1분기 글로벌 IPO 트랜드 리포트’에서 올해 1분기 글로벌 IPO 조달 금액이 전년대비 51% 감소한 544억 달러(약 67조 1078억 원)였다고 밝혔다. IPO 건수 역시 321건으로 2021년 대비 37% 줄었다. EY한영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지정학적 갈등, 이로 인한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과 주식시장의 변동성, 최근 IPO에서 과도평가 되었던 주식의 가격 조정, 그리고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 등을 꼽았다.
지역별로는 미주 지역의 감소세가 가장 확연했다. 1분기 IPO 건수는 전년 보다 72% 감소한 37건, 조달 금액은 95% 줄어 24억 달러(약 3조 원)로 집계됐다. 유럽·중동·인디아·아프리카 (EMEIA) 지역은 38% 내려간 96건, 조달금액은 68% 떨어진 93억 달러(11조 5000억 원)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은 다소 부진했지만 국내 IPO 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 효과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월 KB증권·모간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코스피에 올랐는데, 공모 금액이 12조 7500억 원에 달해 국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 투자가 청약에서 1경 원이 넘는 ‘사자’ 주문이 몰렸다. 이후 IPO 시장의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으나 LG에너지솔루션 효과로 1분기 한국 IPO 건수는 21% 줄어든 총 19건, 조달 금액으로는 368% 급증한 112억 달러(13조 8000억 원)에 달했다.
이태곤 IPO EY한영 리더는 “지정학적 갈등을 비롯한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시장이 불안정하지만 하반기에는 우량 후보군을 중심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장 예정 기업들은) 사업 모델을 재점검하고 IPO 대응력과 유연성을 갖추어 시장의 회복 국면에서 최적의 상장 시점을 미리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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