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버스 노사가 26일 오전 4시로 예정된 파업을 불과 2시간 반 남겨두고 극적으로 합의했다. 경기도 버스 역시 전일 협상에서 파업을 유보하기로 하면서 우려했던 ‘수도권 버스 대란'은 피하게 됐다.
서울시버스노조와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오전 1시25분께 서울 영등포구 문래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2022년도 임금협약 조정안에 합의했다.
노사는 전날인 25일 오후 3시부터 영등포구 지노위에서 임금단체협상 2차 조정 회의에 나섰으나 회의 초반부터 입장차를 보이다 결국 조정 기한인 이날 0시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이에 지노위는 조정 중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조정 중지 이후 이뤄진 막판 협상에서 노사가 지노위가 제시한 임금 5.0% 인상안에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파업도 철회됐다. 전날 오후 3시 2차 조정 회의에 돌입한 지 약 10시간 반 만이며, 파업 예정 시간인 오전 4시를 약 2시간 30분 앞둔 시점이었다.
당초 노조는 사측에 8.09%(4호봉 기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이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승객 감소 등에 따른 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 동결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렸다.
임금협상이 타결되면서 서울시는 예정됐던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했으며 지하철, 전세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 투입도 취소했다. 서울시는 합의안에 대해 "생활 물가 상승을 반영하면서도 재정 부담 증가는 최소화해 운수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한 합리적 수준의 합의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앞서 경기도에서도 전체 버스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36개 버스업체 노조가 25일 사측과 벌인 막판협상에서 노동 쟁의 조정신청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파업을 유보했다. 이 밖에도 전남, 광주, 대구, 충북 등 다른 지역에서도 협상이 타결되거나 연기되면서 이날 전국적인 버스 파업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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