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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 보기]국제경제 파고에 대비해야 한다

■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수출환경 악화에 韓경제 험로 예상

美와 통화스와프 맺어 환율 낮추고

무역 기회 넓힐 메가 FTA 동참해야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성장률을 대폭 낮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와 곡물 가격 상승, 중국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생산·물류 차질과 소비 둔화,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마비에 따른 무역 둔화가 원인이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은 이 같은 국제 경제 상황에 바로 영향을 받으며 IMF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5%로 내렸다. 더 큰 문제는 수출과 무역수지 적자다. 한국은행이 올해 1분기 소비와 투자가 감소한 가운데 수출이 버텨줬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봉쇄 효과가 본격화하기 전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향후 수출 환경이 어렵다는 한국 기업 수출 담당자들의 얘기를 소개했고 실제 3∼4월 수출 통계도 가격 상승효과를 제외한 물량만 보면 거의 늘지 못했다. 수입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는 1분기 40억 달러, 4월 1∼20일간 5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열흘 남짓 후 들어설 새 정부는 국제 경제보다 선거 공약인 소상공인 손실 보상과 부동산 대책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국민과 한 약속은 당연히 이행해야 하지만 지금은 심각한 국제 경제의 파고를 넘을 대책 마련이 급선무다.



첫째, 한미 통화 스와프를 추진해야 한다. 원·달러 환율이 26일 1250원 선을 넘었는데 이는 2년 만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환율이 급등했는데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거리면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수요는 줄고 자본 유출 압력도 높아진다. 급격한 환율 상승은 금융 불안뿐 아니라 물가 상승을 초래한다. 이를 해소하는 방안이 달러화와 교환 약정을 맺는 통화 스와프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2020년 코로나19 발생 때 체결한 적이 있다. 정부 간 협상이 필요한 사항이나 체결 주체는 중앙은행이므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긴밀히 협력해 미국 측과 협의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IPEF는 WTO 중심의 현재 국제무역 시스템에 회의적인 미국이 디지털 경제와 환경 이슈를 중심으로 새로운 규범을 만들려는 협의체다. 한국의 강점이 있는 디지털 분야의 무역 규범을 다루고 앞으로의 경쟁 대상인 중국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는 만큼 IPEF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삼성·SK 등 한국 기업의 대미국 투자 카드를 활용해 IPEF 규범을 한국의 무역 기회를 넓힐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들어야 한다.

셋째, 일본과의 관계 개선 특히 경제적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 동안 한일 양국은 강제 징용과 위안부 문제로 갈등하며 경제도 그 연장선상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와 한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등으로 대립해왔다. 다행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일정책협의단이 일본 외무상을 만나 협력 강화에 대한 인식을 확인하고 기시다 후미오 총리를 면담해 친서를 전달했다. 역사에 관해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잡을 필요가 있지만 국제적 격랑을 헤쳐 나가기 위해 양국 경제 역량을 모으는 지혜도 있어야 한다.

넷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해야 한다. 일본 등 태평양 지역 11개 국가가 맺은 전 세계 교역량의 15%를 차지하는 협정으로 영국·대만, 심지어 중국까지 추가로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협정 논의 초부터 8년간 좌고우면만 하던 한국 정부가 이달 15일 장관회의에서 가입 신청을 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법적 절차인 국회 보고 과정도 속히 진행해 더는 지연시키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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