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대에 대한 발포를 언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전 미국 국방장관은 오는 10일 출간을 앞둔 회고록 ‘성스러운 맹세’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0년 6월 트럼프가 집무실에 앉아 당시 백악관 주변을 가득 메운 거리 시위대에 대해 “그냥 쏘면 안 되느냐”, “다리에 쏘면 안 되냐”라고 말했다.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지난 2020년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 무릎으로 목을 짓눌러 플로이드가 질식사한 사건이다. 당시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시위운동이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에스퍼는 당시 트럼프가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시위대에 대해 큰소리로 불평했다면서 “난 피하고자 했던 혼란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트럼프를 되돌릴 방안을 생각해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앞서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백악관 출입기자였던 마이클 벤더 역시 작년 7월에 출간한 책에서 플로이드 사태 당시 트럼프가 시위대를 향한 발포를 법 집행기관에 반복해서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트럼프가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고 하자 에스퍼 장관은 이에 반기를 들었다.
에스퍼 전 장관은 당시 1600명의 군을 워싱턴DC 인근 군 기지로 이동시켰지만, 워싱턴 DC로 투입하진 않았다. 그는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잇따라 충돌하며 장관 임명 1년 4개월 만에 경질됐다.
한편 에스퍼 전 장관은 이번 회고록을 두고 "국방부 최고 수준에서 심사가 이뤄졌다"며 "거의 30여 명의 4성 장성, 민간 고위직, 일부 내각 관료들이 책을 검토했다"고 말했다. 앞서 에스퍼 전 장관은 국가안보상 기밀 유출이 없는지 살펴보라고 국방부에 원고를 넘겼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삭제됐다며 소송을 내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