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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호 보려고 비빔면 1000봉 사도 ‘꽝’…도 넘은 팬덤 마케팅

6월 예정 대면 팬 사인회 앞두고

과도한 마케팅에 논란 일파만파

팔도비빔면 신규 브랜드 모델인 2PM 이준호/사진 제공=팔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대면 이벤트들이 다시 활기를 띠는 가운데 연예인 팬 사인회도 영상통화가 아닌 대면으로 조금씩 전환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다시 시작한 대면 팬 사인회와 함께 기업들의 과도한 ‘팬덤 마케팅’이 재등장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 유통 및 식품 업계에 따르면 팔도 비빔면은 최근 새 브랜드 모델로 가수 겸 배우인 2PM의 이준호를 발탁한 데 이어, 다음 달 11일 서울 모처에서 이준호의 팬 사인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인원은 50여 명으로 추첨을 통해 참여 인원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일부 팬들은 “기업의 상술이 과하다”, “팬 사인회 끝나면 팔도 불매 운동하겠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반응이 등장한 이유는 일반적인 팬 사인회처럼 ‘참여권’이 ‘로또’ 수준이 아니라 ‘참여권’을 얻기 위한 ‘응모권’이 로또 수준이기 때문이다.

참여권은커녕 ‘응모권’도 못 구해


팔도 비빔면이 다음 달 진행하는 이준호 팬사인회 응모를 위한 안내 게시물/사진 제공=팔도공식블로그


가수나 배우들의 팬 사인회는 보통 추첨을 통해 진행된다. 예를 들어 가수의 앨범을 구매하면 팬 사인회 응모권이 있고, 추첨을 통해 사인회 참여권이 주어진다. 응모권이 많으면 많을수록 당첨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부 팬들이 같은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현상이 벌어지곤 했다. 하지만 이번 팔도 행사에서는 참여권은커녕 응모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팬 사인회 참여를 위한 ‘응모’를 하려면 팔도 비빔면 1개 번들(제품에 따라 4~5개입)당 하나씩 배부된 ‘포토 카드’가 있어야 한다. 포토 카드는 총 4종류인데, 이 중 한 종류에는 ‘팔도’라는 글자가 쓰여있고, 나머지 세 종류에는 ‘비빔면’이라는 글씨가 쓰여있다. 응모를 하려면 이 포토 카드를 활용해서 ‘팔도+비빔면’이라는 조합을 만들고, 이를 SNS에 인증해야 한다. ‘비빔면+비빔면’ 글자 조합으로는 팬 사인회에 응모할 수 없다.

'팔도' 포토카드를 구하기 위해 팔도 비빔면을 대량으로 구매한 사례들/트위터캡처




문제는 ‘팔도’ 포토 카드를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점이다. 각종 SNS상에는 “포토 카드 130개(비빔면 기준 650봉)를 구매했지만 모두 ‘비빔면’ 포토 카드였다”, “마트 두 곳을 돌아다니면서 포토 카드가 달린 비빔면을 모두 사왔는데 다 ‘비빔면’ 글자만 나왔다”, “‘팔도’ 포토 카드가 존재하기는 하는 거냐” 등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비빔면을 계속 구매하는 팬들의 모습을 도박 중독에 비유한 패러디물까지 등장했고, ‘팔도’ 포토카드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비싼 값에 거래하려는 경우도 나타났다.

운 좋게 ‘팔도’ 포토 카드를 구해 ‘팔도+비빔면’ 조합을 완성했다고 하더라도 팬 사인회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응모권일 뿐 참여권이 아니라서 또 경쟁을 뚫고 최종 당첨돼야 한다. 이 때문에 “‘팔도’ 포토 카드가 하나 나오긴 했지만, 내일 또 비빔면 사러 마트 간다”, “‘50장 중 '팔도; 하나 나왔고, 앞으로 포토카드 120개가 더 올 예정이다”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팔도’ 포토 카드를 구하기 위해 계속해서 비빔면을 구매하는 팬들의 모습을 도박 중독에 비유한 패러디물/트위터캡처


230만 원 정도는 써야 갈 수 있어


‘팔도+비빔면’ 글자를 완성하지 않아도 팬 사인회에 갈 방법도 있다. 바로 ‘구매왕’ 선정. 즉, 일정 기간 팔도 비빔면을 제일 많이 구매하면 된다. 이 경우에는 추첨이 아니기 때문에 구매왕에 선정되기만 하면 바로 팬 사인회 참여권이 주어진다.

앞서 팔도는 e커머스 플랫폼 11번가를 통해 지난 13일 하루 가장 많이 비빔면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팬 사인회 티켓을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지난 20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구매왕에 선정된 인원은 총 2명으로, 1등은 230만 1000원을, 2등은 190만 7800원을 결제했다.

당시 할인 특가 행사로 팔도 비빔면 20봉(=4번들) 기준 최종 결제가격이 1만 291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구매왕 1등은 3500여 봉(=700번들)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2등은 2900여 봉(=580번들)을 구매한 셈이 된다.

구매왕 선정 발표 후 일부에서는 “팬 사인회 가격이 콘서트 티켓 비용보다 비싸다”, “어차피 ‘팔도’ 포토 카드 구하려고 이렇게 많이 살 줄 알았으면 차라리 구매왕을 노릴 걸 그랬다” 등의 반응이 나온다.

이밖에 포토 카드를 포함한 비빔면 상품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했지만 비빔면만 배송되고 포토 카드가 동봉되지 않은 사례, ‘팔도’ 포토 카드를 구했지만 인증을 위한 일련 번호가 없어서 응모할 수 없는 사례 등도 나오면서 이번 팬 사인회 응모를 위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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