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0주년을 맞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이 지금까지 약 10만 9000여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재단은 설립 10주년 성과를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5707억 8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28조 1819억원에 해당하는 경제적 가치를 만들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예산 10억원당 494억원의 경제적 가치와 19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창출하는 성과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성과 분석을 맡은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한국벤처산업의 총 투자 금액의 연평균 성장율이 14%인 점을 고려한다면 향후 10년간 재단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가치는 68조 693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25만여명의 일자리 창출 혹은 32만여명의 취업 효과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설립 당시 19개 금융기관이 은행권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약정한 5000억원과 2018년 은행권일자리펀드 조성 당시 약정한 3450억원을 합친 총 8450억원의 재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지원 기관이다. 재단은 2013년 서울 강남에 국내 최초의 창업 생태계 공간인 디캠프와 2020년 마포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론트원을 개소하며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이들의 성장을 지원해왔다.
국내 유니콘 18개 중 9개 기업에 초기 투자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은 지난 10년간 재단 설립 약정액 8450억원의 90%인 7513억원을 성장사다리펀드, 은행권일자리펀드를 비롯한 총 26개 펀드에 출자해 12조 8997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왔다. 지난해 말까지 총 2868개사가 간접 투자 형태로 지원을 받았다. 배달의민족과 토스, 당근마켓, 직방, 야놀자, 핑크퐁, 오늘의집과 같은 유니콘 기업이 대표적인 수혜 기업이다. 재단 측은 “이는 국내 유니콘 기업 18개의 절반에 해당하는 숫자”라며 “재단은 올해 직·간접투자 예산 280억원을 확보하고 15개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0년간 144개 기업에 186억원 직접 투자
재단은 지난 10년간 144개 기업에 186억원을 직접 투자하며 5235억원의 후속 투자도 이끌었다. 스타트업에 무리한 성장율이나 자금 회수를 요구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의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에는 25개 초기 스타트업에 40억원을 투자한다. 재단의 직접 투자를 받고 고공 비행중인 스타트업은 한국신용데이터와 핀다, 에잇퍼센트, 핏펫, 자란다 등이 있다. 고피자와 어썸레이는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직접 투자 검토 대상은 20대 1의 스타트업 등용문 디데이를 거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디데이는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총 92회 개최됐고 6000여개가 넘는 기업이 지원한 대표적인 스타트업 행사다. 주요 액셀러레이터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우수한 스타트업을 발굴한다. 토스와 삼쩜삼, 삼분의일, 구루미, 집토스, 탈잉 등이 디데이를 거친 대표적인 기업이다. 디데이 출신 스타트업인 콥틱과 알고케어, 엔씽, 웨인힐스벤처스는 지난 CES2022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재단의 다음 10년 목표는 글로벌 진출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디캠프는 해외 파트너사가 국내 스타트업계를 만나는 접점이자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다양한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교류 및 협력 화동에는 세계적인 거점을 가진 UN산업개발기구, 세계은행을 비롯한 다양한 국제기구가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려는 기업들을 위해 현지 파트너사를 연결해주고 글로벌 인재 채용을 지원하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디지털 문구 콘텐츠 플랫폼을 운영하는 누트컴퍼니와 포장 영상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베트는 일본의 주요 도시를 돌면서 사업을 소개하는 ‘로켓피치 나이트 스프링’에 참여한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상임이사는 “10년 전과 달리 지금은 창업 저변이 확대되고 생태계도 많이 무르익었기 때문에 다음 10년의 도전 과제를 글로벌 진출로 삼았다"며 "해외 진출 기업을 위해 디캠프가 사전에 현지의 믿을 만한 파트너를 검증해 스타트업의 현지 적응 시간과 예산을 줄여주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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