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강력한 봉쇄정책 등으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을 이유로 시민들의 '집'까지 침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하게 사생활이 보장되던 집 내부마저 방역 대상에 놓이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25일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중국 웨이보에 올라온 한 코로나 방역 관련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영상에는 방역요원들이 중국 장쑤성 쉬저우의 한 아파트 위에서 소독제를 살포하고 심지어 소독을 위해 집안의 냉장고까지 비우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영상은 검열되기 전까지 조회수 1000만을 기록했다. 중국의 한 블로거는 이에 대해 "제멋대로 집에 들어오는 비디오는 많은 사람들의 마지막 심리적 방어선을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상하이의 경우 약 2500만명의 주민이 약 두 달 동안 봉쇄된 상태로 지냈는데,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주거 단지 밖에 장벽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확진자의 집에 들어가 집과 옷을 소독하기도 한다. 통신은 "폐쇄회로 카메라로 거의 지속적인 감시를 당하는데 익숙한 시민들조차 이것이 합법적이고 과학적인지 의문을 제기해왔다"며 "사람들은 이것이 사유재산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사적인 공간에 대한 침해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반발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앞서 베이징대 학생 수백명이 캠퍼스 내 코로나19 방역조치에 항의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상하이 시민들도 강력한 봉쇄정책과 이로 인한 식량 부족 등에 대해 반발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전략안보연구소의 투비아 게링 연구원은 "공중보건 관점에서 말이 되지 않더라도 모든 것을 소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요원이 확진자의 반려동물을 잔인하게 때려 죽이는 사건도 발생했는데, 이것 역시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방역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불만이 정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본다. 대만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인 첸시민은 "절차가 계속 부적절하게 처리될 경우 불만이 확산될 것이며, 민감한 시기에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도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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