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탈원전에 SMR 기술 개발 뒤처졌는데…예산마저 삭감 위기

■문답풀이로 본 'SMR'

초기 투자비 적고 건설기간 짧아

안전성도 대형원전보다 높아 주목

美·러 등 각축전…세계 71기 개발 중

삼성·SK 등 국내 기업도 속속 투자

한미 '원전동맹'으로 해외 진출 기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원자력발전 분야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 소형모듈원자로(SMR)다.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시 한 번 차세대 원전인 SMR이 주목받고 있다. 조만간 상용화를 목전에 둔 SMR은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과 경제성이 탁월해 원전 도입을 크게 확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국의 뒤를 이어 러시아·중국·일본 등이 맹추격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삼성·SK·GS·두산 등 주요 그룹들이 SMR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원전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장점을 계승해 ‘꿈의 원전’이라고 불리는 SMR에 대해 문답식으로 궁금한 점을 풀어봤다.

-왜 소형 원전인 SMR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나.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전기 출력 규모로 1000㎿ 이상인 원자로를 대형, 300~700㎿를 중형, 300㎿ 이하를 소형으로 구분한다.

전통적으로 원자력발전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저부하’의 역할을 담당했다. 이에 세계 각국은 발전 원가 절감을 위해 대형화에 집중했다. 1983년 상업운전을 개시한 월성 1호기의 설비용량이 670㎿인 반면 올해 하반기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인 신한울 1호기의 설비용량은 1400㎿다.

하지만 원전이 커질수록 초기 투자 비용이 늘어난다. 공기 지연 시 투자 회수 기간과 이자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후쿠시마 사고 이후 대형 원전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이 떨어지고 밀양 송전탑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대용량 송전망 건설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대안으로 소형 원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한미정상회담에서 SMR 협력에 나선다고 했는데.

△양국은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FIRST)에 참여하는 등 시장 공동 진출 및 기업 간 협력을 늘리겠다고 했다. FIRST는 미국이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SMR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 내 SMR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시장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다. 실제 아프리카의 원자력발전소 도입 희망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 조사에서 60% 이상이 대형 원전보다 소형 원전의 도입을 선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국내 주요 대기업은 SMR 개발에 속속 투자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두산에너빌리티는 세계 1위 SMR 기업인 미국의 뉴스케일파워에 각각 7000만 달러, 1억 400만 달러를 투자했고 SK그룹은 빌 게이츠가 설립한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SMR의 장점이 있다면.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다. 핵연료 다발이 적어 방사선의 영향을 줄일 수 있다. 원자로의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형태로 설계돼 사고 발생 시 각 연결 부위에서 방사능이 유출될 위험이 적다.

더구나 원자로를 아예 지하의 거대한 수조 안에 넣어 운영할 수 있어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 사고가 나도 영향을 받는 비상 구역이 반경 300m에 불과해 주민이 대피할 일도 없다. 대형 원전의 방사선 비상 계획 구역의 반경은 16㎞ 안팎이다. 자연순환 냉각 방식을 채택해 정전에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출력 제어가 쉬운 만큼 신재생에너지 특유의 간헐성도 보완할 수 있다. 공장에서 제작 조립한 뒤 현장으로 이동해 설치하는 만큼 건설 공기도 짧고 국가 전력망이 빈약한 지역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탄소 배출도 없다.

-세계 각국의 SMR 개발 현황은.

△전 세계에서 71기의 SMR 노형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 17기, 러시아 17기, 중국 8기, 일본 7기 등이다.

기술력과 사업 측면에서 뉴스케일파워가 가장 앞섰다고 평가받는다. 삼성물산·두산에너빌리티·GS에너지 등이 투자한 뉴스케일파워는 SMR모델 중 최초로 2020년 8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 인증 심사를 완료했다. 이 원자로는 2030년까지 유타주에 세계 최초의 상업용 SMR 발전소 건설 및 가동을 확정했다. 게이츠가 390억 원을 들여 설립한 테라파워도 2024년부터 미국 서부 와이오밍주에서 345㎿급 SMR 건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우리의 SMR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에는 독자 SMR 노형 개발 등이 들어가 있다. 하지만 대형 원전과 달리 SMR 분야의 국내 기술은 아직 세계 수준에 비해 많이 미흡하다. 2012년 다목적 소형원전 스마트(SMART)를 개발해 세계 최초로 표준 설계 인증까지 획득했지만 탈원전 정책 여파에 발목이 잡혀 상용화에 실패했다. 또 스마트는 격오지·담수화 등 특수 시장에 맞춰 설계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정부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i-SMR은 기존 SMR보다 경제성·안전성이 더 혁신적인 원자로다. 하지만 관련 예산은 삭감 위기에 처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당초 5832억 원에서 2000억 원을 줄인 3000억 원대 후반 규모의 예산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