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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저지 당한 강석훈… 부산 이전 블랙홀에 구조조정 하세월

산은노조 "지방이전 미션 받은 낙하산"

출근 저지 투쟁에 정상 출근까지 장기화

대우조선·KDB생명 등 구조조정 더딜 듯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강석훈 신임 KDB산업은행 회장이 출근 첫날부터 노동조합의 반대에 가로막혔다. 노조가 본점의 부산 이전 정책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강 회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부산 이전 이슈로 촌각을 다투는 구조조정 현안이 계속 뒷전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강 회장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 도착했으나 노조원들에 막혀 정상 출근에 실패했다. 노조원들은 “산업은행 지방 이전을 추진하는 낙하산을 박살 내자”, “정책 금융 말아먹는 낙하산은 물러가라”며 구호를 외쳤다. 강 회장은 “(산은의 부산 이전도) 대화의 대상이 된다고 생각한다. 같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으나 노조가 비켜서지 않으면서 발길을 돌렸다.

산은 노조는 본점의 부산 이전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때까지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신임 회장이 본점 지방 이전 미션을 부여받고 온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다”며 “우리는 그의 산은 출입을 단 한 발짝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금융 좀 안다’는 사람이면 모두가 반대하는 본점 지방 이전을 추진할 낙하산의 출입은 결단코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가 이 같이 강경한 입장을 보임에 따라 강 회장이 정상 출근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권 역사상 최장 출근 저지는 지난 2020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으로 임기 시작 27일 만에 첫 출근했다.

문제는 산은의 부산 이전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인 블랙홀로 작용하면서 기업의 생사를 좌우지하는 각종 구조조정 작업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데 있다. 유럽연합(EU)의 반대로 현대중공업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이다. 당초 산은은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외부컨설팅을 실시해 3월 말께 매각방안 등 플랜B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EU가 반대한 지 5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작업은 중단돼 있다.

JC파트너스가 대주주 요건을 갖추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KDB생명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4월 계약 해지 후 재매각 절차가 아직 진행되지 않은 데다가 최근 금리 상승으로 KDB생명의 지급여력(RBC) 비율이 올해 1분기 158.8%로 금융 당국의 권고기준(150%)을 간신히 넘는 등 상황이 악화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지부진했던 구조조정이 부산 이전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해 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대상 기업들은 산은의 결정만 기다릴 수밖에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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