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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0.75%p 땐 깜박이 켤 것”…“7월부터 테이블 오를 가능성”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10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예상을 웃돈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급락했습니다. 나스닥이 3.52% 빠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2.91%, 2.73% 내렸는데요.

‘3분 월스트리트’에서는 그동안 인플레가 피크더라도 헤드라인 수치가 8%대를 유지하는 한 의미가 없으며 수치가 내려오더라도 그 정도가 문제라고 전해드렸습니다. 어제는 “5월 CPI에서 위안거리가 미미할 것”이라고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더 안 좋았습니다. 전년 대비 8.6% 상승해 월가 예상치(8.3%)를 웃돌았죠. 198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인데요. 에너지와 농산물을 뺀 근원 CPI도 전년 대비 6%, 전월 대비 1.0% 올라 전망치보다 높았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하락의 징후가 없다”고 했을 정도인데요.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전망에 이를 잘 반영하는 2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연 3%대를 돌파했습니다. 10년 물도 한때 3.17%를 넘어섰는데요. 오늘은 ‘3분 월스트리트’가 없는 날이지만 사안이 중요한 만큼 늦은 시간이지만 향후 금리인상 방향과 인플레이션 전망, 그리고 경기침체 관련 얘기 전해드리겠습니다.

“6월 FOMC선 0.5%p 인상 유력”…“기자회견서 0.75%p 카드 같은 매파적 성향 보일 듯”


우선 수치는 많이 아실테니 관심이 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인상 전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과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연준이 6월과 7월에 0.5%포인트를 올리기로 사전에 알렸던 것처럼 지금은 미리 알리지 않고 0.75%포인트를 인상할 경우 시장의 충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의 기조상 0.75%포인트를 올리려고 할 때는 깜박이를 먼저 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다음 주까지는 시간이 얼마 안 남았고 연준이 공식적으로 사인을 낼 수도 없는 기간입니다. 깜박이를 킬 수가 없죠. 즉, 다음 주에는 0.5%포인트를 인상할 것 같다는 얘기인데요.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는 이날 CNBC에 “일부는 피크를 얘기하지만 피크를 쳤다고 얘기하기는 너무 이르다”며 “지금 상황은 다음 주 0.5%포인트 인상을 암시하지만 나는 연준이 기자회견에서 0.75%포인트 카드가 테이블에 있다는 식으로 더 매파적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는데요.

이날 조나단 밀라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와 아네타 마르코우스카 제프리스 이코노미스트가 6월 FOMC서 0.75%포인트의 깜짝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여전히 월가 전반의 의견은 0.5%포인트입니다. 그동안 0.25%포인트 가능성이 언급됐던 9월 FOMC에서의 인상폭이 0.5%포인트로 올라가고 7월부터 0.75%포인트를 배제할 수 없게 됐지만 당장 다음 주는 0.5%포인트라는 거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금리선물 시장은 6월에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25%, 7월은 50% 정도로 봤는데요.

연준은 6월 FOMC에서 0.5%포인트만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7월부터는 0.75%포인트 카드도 열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9월도 최소 인상폭이 0.5%포인트다. 위키피디아


사라 하우스 웰스 파고 증권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시기에 연준은 시장이 충격을 받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다음 주에 0.75%p 카드를 꺼낼 확률이 낮다”며 “다만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더 확실히 앞으로는 0.75%p가 테이블에 있다는 점을 강조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파월 의장이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를 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마이클 슈마허 웰스 파고의 거시 전략 부문장은 “내 생각에 핵심은 파월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얘기를 하느냐이며 그가 9월에 어떻게 할지 확고한 가이던스를 제공하느냐는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CNBC는 “연준은 다음 주에 금리를 올릴 것이지만 파월 의장의 말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물가에 연준이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지만 세부 방법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또 하나 살필 게 경제전망 수정치입니다. 금리인상 폭, 파월 의장의 발언과 함께 경제전망을 잘 봐야 하는데요. 이를 보면 올 연말 금리가 어느 정도일지 1차로 예상이 가능해지죠. 현재 시장에서는 기준금리가 연말에 3.25~3.5%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공급망 훼손에 따른 차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 항공료 상승 같은 특별 요인을 빼더라도 물가상승률이 꽤 높고 아마도 더 오르게 될 것”이라며 “좋은 소식은 연준은 지난해에는 커브 뒤에 있었는데 올해는 두 번의 회의에서 0.5%포인트를 올릴 것이라는 점이다.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4%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6월 CPI, 9% 근접” 가능성…서머스 “물가 주요 요소 몇 달 내 더 오를 것”


추가로 5월 CPI로 명확해진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①인플레 피크론 사망 ②9월 금리인상 일시중단 불가 ③9월 금리인상폭 최소 0.5%p, 0.25%p는 배제 ④5월 CPI에도 긴급 금리인상은 없을 것 등입니다. 6월 CPI가 5월보다 더 높아졌으니 피크론을 제기하면서 주가 상승을 얘기하던 이들은 상당히 곤란해졌을 겁니다. 금리인상 중단도 이제 물건너 갔구요. 그레그 맥브라이드 뱅크레이트 수석 금융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6월과 7월 FOMC 이후 금리인상을 쉬어갈 수 있다는 희망은 이제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죠.

이는 5월 수치도 수치지만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의 이같은 분석 전해드렸는데 이날 9%에 근접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거의 모든 곳에서 볼 수 있었다”며 “6월에 헤드라인 CPI가 9%에 근접할 것으로 보며 이 정도의 수준이 가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5월에 렌트 같은 거주비용과 휘발유, 식료품비, 여행비용이 모두 상승했는데 이들 품목의 오름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거주비용은 전년 대비 5.5% 올랐는데 1991년 2월 이후 최대였는데요. 전월 대비로도 0.6% 상승했습니다. 렌트 닷컴이 5월에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뉴저지의 렌트비는 전년 대비 평균 32.86% 급등했다고 하는데요. 허드슨강을 두고 맨해튼 바로 건너편이라 직장인들이 많은 저지시티의 경우 방 한 개짜리의 렌트가격이 49.6%나 폭등했다고 합니다. 월세 인상이 지난해 후반기, 올 초부터 본격화했다는 점과 계약갱신 기간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이어질 겁니다.





5월에는 항공료와 호텔비도 각각 전년 대비 37.8%, 22.2% 뛰었는데요. 여름 여행 수요가 폭발적이라는 점 전해드린 바 있죠. 최근 소비 트렌드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휘발유와 국제유가 역시 상방 리스크가 크죠. 특히 이 부분은 연준이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요.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통화정책의 시차를 거론하면서 “연준은 지금 당장 인플레이션을 낮추기를 원하지만 그들은 이를 당장 낮출 도구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경기침체를 피할 요인이라는 미국 가계의 초과 저축(2조3000억 달러 추정)과 강한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에는 좋지 않은데요. 아직 추가로 소비할 여력(수요)이 된다는 얘기인데다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 위한 급여인상 요구가 더 광범위해질 수 있기 때문이죠. 월세나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 자연스레 임금인상 요구가 추가로 나올 수 있습니다. CNBC는 “5월 CPI는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꺾었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를 더했다”고 평가했죠.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의 경고는 이날도 매세웠는데요. 그는 “주요 항목의 물가상승률이 몇 달 내 가속화할 것이다. 주거비용은 올해 후반기에 8%까지 상승할 수 있다”며 “연착륙은 쉽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금리인상폭은 0.5포인트냐 0.75%포인트냐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더 커진 경기침체 가능성에 “이미 경기침체” 분석도…“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도 역대·5년 인플레 기대 2008년 이후 최고”


시장은 미시간대의 소비자태도지수와 인플레이션 기대에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미시간대가 이날 내놓은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50.2로 1978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5월(58.4)과 예상치(58.1)도 크게 밑돌았죠. 소비가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미국이기 때문에 이 지표는 상당한 의미를 갖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치솟는 음식과 휘발유, 다른 필수재 가격이 미국 소비자들을 짓누르면서 소비자 심리가 최악으로 가라앉았다”고 전했는데요.

또 하나 중요한 게 인플레이션 기대입니다. 5년 뒤 인플레이션 예상치가 3.3%로 2008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는데요. 장기 인플레 기대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연준은 막다른 골목으로 내몰리게 되지요. 1년 뒤 인플레 전망치도 3~4월과 같은 5.4%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금방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죠.

고물가가 지속하면 결국 연준은 금리를 더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금리인상이 당장 약발이 듣지 않고 수요를 파괴해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고 갈 수 있음을 알면서도 갈수록 선택의 여지가 좁아지는 건데요. 제임스 나이틀리 ING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는 “5월 물가상승률이 다시 오르면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공급문제의 폭과 지속성을 고려하면 결국 수요가 감소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전했습니다.

월가에서는 침체 우려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수요 감소는 결국 경기둔화, 더 나아가면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나서 엑손모빌에 생산을 위한 투자를 하라고 압박해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점과 인플레이션 피크론이 무색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이 받은 압력은 상당할 겁니다. 이는 과도한 금리인상을 가져올 수 있지요. 짐 캐런 모건 스탠리 자산운용의 글로벌 채권수입팀 수석 전략가는 “연준이 공격적일 경우 2023년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채권금리 곡선이 오늘 극적으로 평탄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라고 짚었습니다.

월가에서는 이날도 비관적 얘기가 쏟아졌는데요. 피터 부크바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에 의한 연착륙은 거의 가능하지 않다. 경기침체가 올 것같다”며 “3분기 경기침체가 시작된다고 해도 놀라지 않을 것이며 지금 이미 경기침체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할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수석 투자전략가도 “우리는 이미 기술적 경기침체 단계”라며 “두어 개의 나쁜 경제지표가 더해지면 공식적으로 경기침체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요.

경기침체 얘기가 커지니 증시는 당연히 불안합니다. 로리 칼바시나 RBC 캐피털 마켓의 미국 주식전략 헤드는 “시장은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증거를 원한다”고 했는데, 이는 뒤집어 보면 이런 증거 없이는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말이죠.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차라리 공격적으로 빨리 올리는 게 시장에 되레 좋을 수도 있다는 주장을 폈는데요. 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내러티브에 관한 통제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며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해야 한다. 증시는 처음에는 부정적으로 반응하겠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불확실성이 정말 큰데요. 당분간은 시장도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경기침체 논의에서 빠져 나오기 힘들 듯합니다. 그만큼 신중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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