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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증시 부진에…'공모가>프리IPO' 공식 뒤집힌다

레이저쎌, 프리IPO 때보다 40% 할인해 공모가 결정

범한퓨얼셀·보로노이 눈높이 낮춰

컬리도 IPO 밸류 '고심'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당시 매긴 몸값보다 낮은 공모가에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회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들어 자본시장이 급속히 침체되자, 지난해까지 통용되던 ‘공모가>프리IPO 가치’ 공식을 밀어붙였다간 상장에 실패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상장 대박을 노렸던 투자자들은 상장 후 주가 상승이나 매각 등 다른 기회를 바라게 됐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패키징 장비 제조업체인 레이저쎌은 희망 공모가를 1만 2000~1만 4000원으로 제시했다. 시가총액으로 환산하면 1011억~1180억 원이다.

이는 레이저쎌이 지난해 1월 프리IPO에서 책정했던 몸값(약 1940억 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시 레이저쎌은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4개사로부터 약 6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주당 2만 3023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공모가를 5개월 전 산출했던 주당 가격보다 39.2~47.9% 낮춰 결정한 것이다. 다만 신속하게 공모 자금을 유치해 사업 확대를 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할인’을 감수하고 IPO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지난 9일 일반 공모주 청약을 마친 범한퓨얼셀도 지난해 11월 프리IPO 당시의 기업가치(4380억 원)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산출했다. 당시 밸류시스템자산운용은 범한퓨얼셀의 구주를 약 110억 원 사들이면서 주당 가치를 5만 원으로 계산했다. 범한퓨얼셀의 확정 공모가(4만 원)보다 25% 높은 액수다. 바이오 벤처기업 보로노이 역시 지난해 8월 프리IPO 당시 책정됐던 자사 몸값(7000억 원)보다 낮은 5056억~5814억 원을 기대 몸값으로 제시했다.

IPO 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모가는 프리IPO에서 산정된 몸값보다 높은 것이 ‘상식’이었다. 증시 유통 가격의 ‘기준점’이 되는 공모가를 최대한 올려 잡아야 프리IPO에 참여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 수요를 충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회수 정책이 본격화되고 IPO 시장도 부진하자 ‘비상장 가치’를 고수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증시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 대다수가 시중 자금이 풍부하던 지난 2020~2021년 프리IPO를 진행했다는 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시중 금리가 낮았던 지난해 당시의 프리IPO 가치가 현재의 공모가 기준 몸값보다 ‘고평가’ 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컬리·쏘카 등 주요 공모주들이 프리IPO때 책정한 가치보다 낮은 몸값에 상장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예를 들어 컬리는 지난해 12월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4조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e커머스 관련주가 통화 긴축 정책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컬리가 IPO 과정에서 4조 원 에 훨씬 못 미친 가치를 확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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